30일 영국의 기후에너지 씽크탱크 '엠버'는 2000~2021년 전 세계 전력 통계를 취합·분석한 '국제 전력 리뷰 2022' 보고서를 공개했다. 2000~2020년 통계는 209개국 기준이고, 지난해엔 75개국을 대상으로 삼았다. 이 보고서는 해마다 발표된다.
이에 따르면 '깨끗한 전력원'으로 주목받는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성장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발전량의 10.3%가 풍력과 태양광으로 생산됐다. 2020년(9.3%) 대비 1%포인트 늘었다.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기로 한 '파리협정'이 맺어진 2015년(4.6%)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오른 수치다. 석탄 발전 비율이 최근 수년간 35~40% 수준에서 정체된 것과 대비된다.
데이브 존스 엠버 국제전력팀장은 "풍력과 태양광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현행 에너지 체계를 재편성하는 과정이 시작됐다. 향후 10년 동안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면 풍력·태양광을 빠르게 보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에너지 전환이 느린 편이다. 지난해 풍력(0.55%)과 태양광(4.12%)을 합친 비중은 4.7%로 집계됐다. 2015년(1%), 2020년(3.8%)과 비교하면 꽤 늘었지만, 전 세계 평균의 절반에 못 미친다. 페루, 태국, 도미니카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저스틴 홈스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한국의 에너지 전환이 늦은 가운데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 25%를 달성하려면 갈 길이 멀다. 차기 정부는 석탄 발전 중단 추진, 재생에너지 구매 비용 효율화와 복잡한 풍력·태양광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에 힘써야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