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시장이 커지지만, 그렇다고 절대적인 시장이 더 커진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택시를 부르기 쉬워졌다고 한 번 이동할 거리를 두 번 이동하는 게 아니라면 온라인 플랫폼은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축소를 불러오게 된다. 이 둘 사이의 갈등은 디지털 혁신에 내재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온라인 플랫폼 역시 무한정 성장할 수는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외계인이 사는 행성에서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는 한 모든 서비스는 인구의 숫자가 성장의 한계다.
지난주 우버가 뉴욕의 택시를 자사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승객을 두고 우버와 경쟁했던 뉴욕의 택시 기사들은 결국 “이길 수 없다면 합류하라”는 말처럼 이들 역시 ‘우버 기사’가 된 셈이다. 하지만 이런 협업은 우버도 간절하게 필요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인건비가 오르면서 운전기사를 구하기 힘들어지고, 그 결과 요금도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뉴욕 택시와의 협업은 상징성 때문에 주목을 받을 뿐 우버는 이미 한국을 비롯한 많은 곳에서 택시들과 협업 중이다. 한때 ‘공유경제’를 외치며 우버는 택시와 다르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우버는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 택시업임을 확인한 셈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