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질병관리청은 “26일부터 29일까지 라게브리오 1만9000명분을 감염병전담요양병원, 치료제 거점병원, 담당 약국 등에 공급했다”며 “3월 말부터 본격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초도 물량 2만명분으로 일단 처방을 시작한 건데 질병청에 따르면 26~27일 이틀간 총 496명이 이 약을 먹었다. 재택치료자가 463명 복용해 가장 많았고, 생활치료센터에서 11명, 감염병전문병원에서 22명에 투약했다. 아직 특별한 부작용은 신고되지 않았다.
90% 이상 재택치료자에 투여
"아직 부작용 신고 없어"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의료기관 등에서 팍스로비드 때의 학습 효과가 돼 있는 데다가, 처음부터 팍스로비드와 처방 대상과 기관을 동일하게 하는 등 처방 범위를 확대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간·신장 질환이 심한 환자는 복용할 수 없고 통풍·협심증 치료제 등 28가지 의약품을 함께 쓰면 안 되는 팍스로비드와 달리 특별한 금기가 없는 점도 현장에서의 적극적인 처방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게브리오는 리보핵산(RNA) 유사체로, 바이러스가 몸속에서 복제하는 것을 막는 방식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없앤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RNA가 역할을 해야 하는데, RNA 유사체인 라게브리오가 결합하면 바이러스가 제 기능을 못 해 사멸하게 된다. 라게브리오는 팍스로비드와 같은 알약 형태로, 증상 발현 5일 이내에 복용을 시작해야 한다. 하루에 4정씩 2회, 닷새 동안 총 40정을 복용해야 한다.
입원·사망 예방 효과가 30% 수준으로 팍스로비드(88%)에 비해 치료 효과는 다소 낮은 것으로 평가됐지만, 전문가들은 팍스로비드가 병용 금기 약물이 많아 투약이 제한적인 만큼 보완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팍스로비드를 우선 처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병용 금기 약물 복용 등으로 투약이 제한되거나 다른 치료제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 처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당국은 팍스로비드 20만명을 추가 구매해 총 96만2000명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12만7000명에 처방해 8만명분 가량 남아있고 4월까지 추가로 36만명분 가량이 들어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