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어닝쇼크’ 속출 우려
원가 부담이 커지며 당장 1분기 기업들의 ‘어닝쇼크’가 속출할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분기 1조9760억 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예상치 2조3870억 원에서 4000여억 원을 하향조정했다. 기아에 대해서도 당초 1분기 순이익 규모를 1조 원 넘게 봤다가 최근에는 9260억 원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가 상승분이 판매가격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기업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당장 1분기 실적부터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기업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분기 제조·수출 전망도 ‘먹구름’
특히 비금속광물(85), 정유·석화(91), 자동차·부품(93), 철강(98)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에서 경기하방에 대한 우려가 컸다. 조사에 응한 제조업체 2166개 중 82.5%(복수응답)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를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꼽았다.
향후 수출여건이 지금보다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2분기 수출산업 경기전망지수(EBSI)는 96.1로 지난 2020년 2분기(79) 이후 8분기 만에 100 미만으로 떨어졌다. 품목별로는 무선통신기기(70.9), 석유제품(75.2), 철강·비철금속 제품(81.1), 반도체(88.1) 등 8개 품목의 수출여건이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수출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며 “수출상품 제조원가, 국제 수급상황, 수입 규제 등이 수출기업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고 확대·수입선 다변화 서둘러야”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2분기 제조업 경기전망 조사 결과는 기업의 체감경기가 갈림길에 놓여있음을 보여준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인상 부담과 같은 단기적 기업경영 리스크 완화책과 함께 기업의 경영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노동제도를 개선하는 등 경제의 기초체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