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해체 정책은 일찌감치 체감했기에 후유증도 오래갔다. 농사지을 물이 부족해지는 등 전국에서 아우성이었다. 특히 세종보는 전국 16개 보 가운데 유일하게 도심에 있어 시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세종보를 개방하기 전만 해도 금강에는 물이 찰랑찰랑했다. 물이 풍부한 금강은 시민 휴식 공간이었다. 마리나 선착장 등에서 수상 레저까지 즐겼다. 하지만 보 개방 이후 강은 황폐화했다. 지난 12일 찾은 세종보 주변은 물이 없어 강인지 들판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나무와 잡초가 무성하고, 야생동물 배설물만 곳곳에 쌓여있었다. 바람이 불자 강바닥에선 먼지가 솟구쳤다. 보 한쪽에 있는 수력발전시설도 녹이 슬어 다시 가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이 시설에서는 연간 1만1000여 명이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했다.
이런 가운데 반전이 일어났다. 보 해체를 반대하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윤석열 당선인은 “4대강 보를 잘 지켜 국민이 물을 잘 쓸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두고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가 벼랑 끝에 멈춰 선 것 같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일부 환경단체는 반대하지만, 세종 시민은 이 공약이 하루빨리 지켜지기를 기대한다.
많은 국민은 정부에 ‘비정상의 정상화’를 요구한다. 4대강 보 해체도 이에 해당한다. 물을 활용하는 것은 문명사회에서 당연한 일이다. 특히 물 확보 등 강 관리는 도시 발전에 필수 요소다. 보 가동에 따라 수질 오염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대로 해결 방안을 찾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