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최용훈 교수팀은 16일 2013~2017년 이 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2983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해 이 같은 성별 차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위암은 덩어리 형태의 장(腸)형과 점막 밑에 넓게 퍼져 파고드는 미만(彌滿)형으로 나뉜다. 미만형은 내시경 검진으로 발견하기 어려워 3, 4기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 경과가 나쁘고 생존율이 떨어진다.
김나영 교수는 “장형은 세포 변화가 확연해 진단하기 쉽고 오래 전부터 암이 예고돼 있지만 미만형은 갑자기 진행한다”며 “젊은 사람이 위가 쓰려도 ‘설마 암일까’라고 넘어가기 때문에 중증이 돼서 발견된다. 40세 미만은 조기 위암의 비율이 절반도 안 된다”고 말했다. 40세 미만의 위암 생존율은 폐암보다 낮다고 한다.
이 때문에 조기 위암은 남녀 생존율에 차이가 없지만 3기 이상의 진행성 위암은 여성의 생존율이 더 나쁘다. 임파선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가 많고, 수술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번 연구에서 남성 위암 환자의 사망 원인은 다른 장기 암이나 호흡기 계통의 합병증이 많지만 여성은 심뇌혈관계 질환 합병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여성에게 미만형 비율이 높은 이유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 호르몬 알파 수용체가 암 발생을 조장한다. 젊은 여성의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가 높게 나온다”고 말했다. 최용훈 교수는 “가족이 위암을 앓은 적이 있거나 음주·흡연을 하거나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으면 40대 미만도 내시경 검사를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국가 위암 검진은 40대부터 시행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소화기학 저널’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