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p 승부' 가른 결정적 1%...그걸 尹에 안긴 '키맨' 입 열다

중앙일보

입력 2022.03.11 05:00

수정 2022.03.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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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해 11월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24만7000표. 0.73%포인트라는 역대 최소 격차로 승부가 갈린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터져 나온 폭로를 되돌아보게 한다. 두 후보의 당락을 가른 ‘결정적 순간’으로 작용했을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의혹을 제기했던 핵심 관련자들도 선거가 끝난 뒤 그런 개연성을 대체로 인정했다. 선거는 끝났지만, 대선의 주요 변곡점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에 상당한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되는 폭로는 향후 정국과 진위 판정, 사법 처리 등의 과정에서 재거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 ‘키맨’들의 소회를 10일 들어봤다.
 

“폭로가 대선에 1~2% 영향 줬을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혜경씨가 9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초림초등학교에 마련된 수내1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자택으로 이동하며 지지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①김혜경씨의 법카 유용 의혹=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을 지난 2월 폭로한 전 경기도청 비서실 직원을 도왔던 유튜버 백광현씨는 “그의 폭로가 여론조사 등에 최소 1~2% 정도는 영향을 미쳤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김혜경씨는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달 9일 사과한 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공개 행보를 하지 않았다. 친문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백씨는 “제보자는 여전히 보호받아야 한다”면서 “(민주당이) 당내에서 가장 적극적인 집단을 돌보지 못한 탓”이라는 말도 했다. 제보자는 국민권익위원회 법률 검토를 거쳐 공익신고자 지위를 인정받아 지난달 중순부터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다.

김경율 회계사. 사진 경제민주주의21 유튜브 캡처

②대장동 의혹 공론화=민주당 안팎에서는 대선 패인 중 하나로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을 꼽고 있다. 지난해 대장동 관련 의혹을 논리적으로 공론화한 경제민주주의21 대표 김경율 회계사는 “정치보복 차원을 넘어서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고 법과 원칙에 따라서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다면 책임을 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회계사는 “윤 당선인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부정부패를 국민 편에서 엄단하겠다’고 밝힌 것의 시범 케이스가 대장동일 것이라 본다”라고도 했다. 이 후보 측은 선거 막판까지 윤 당선인이 ‘의혹의 몸통’이라는 주장을 폈다. 윤 당선인은 이날 당선인 기자회견에서 대장동 관련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시스템에 의해 가야 할 문제”라고만 했다.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수행비서를 지낸 백모씨와 전 성남시청 비서관 이모씨가 나눈 대화 일부. 사진 JTBC 캡처

③이 후보 재판 거래 의혹=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첫 수행비서의 대법원 로비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지난 7일 언론에 알린 전 성남시청 비서관 이모씨는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선거 분석 전문가들은 대법원 판결에 거래 의혹이 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이 후보 지지자들의 결집이 느슨해졌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조카” 글도 온라인서 화제 

10일 본인이 이재명 후보의 조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이 올린 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서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후보의 조카라고 주장하는 이가 윤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는 글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본인이 강제입원 의혹 등이 불거진 이 후보의 친형 고(故) 이재선씨의 아들이라고 올린 글쓴이는 “아버지는 항상 사필귀정을 말했다”고 적었다.
 
이어 “2017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리 가족이 겪은 서러움이 정당한 민주주의 투표를 거쳐 새로운 정권으로 교체하는 결과로 바른길로 돌아가게 되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해진다”고 했다. 그는 “대학생에서 직장인이 되며 나이가 먹어갈수록 아버지가 그리워지는 날이 많아지는 것을 느낀다”며 “기쁜 소식을 들고 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고 이재선씨의 생전 사진과 본인 신분증을 첨부했으나 진위 여부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이 글은 이날 오후 4만2000여회 조회됐으며 “마음고생 많았겠다” “글 남겨줘서 고맙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