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강원 삼척 산불 발생 일주일째인 10일 피해지역의 기상 여건이 좋아지면서 산림당국이 금강송 군락지로 향하는 불길 제압 등에 총력전을 펼쳤다. 다만 워낙 산불 피해 범위가 넓어 산림당국은 진화에 3~4일가량 더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10일 오후 경북 울진군 죽변면 산불현장지휘본부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날) 오전보다 피해면적이 760㏊ 늘어 울진 1만8484㏊, 삼척 1509㏊ 등 모두 1만9993㏊로 거의 2만㏊에 육박한다”며 “2000년 동해안 산불을 끄는 데도 열흘이 걸렸는데 그것도 비가 와서 잠재웠다. 이번 주가 지나기 전에 주불을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림당국, 금강송 추가피해 막으려 사력
최 청장은 “이날 금강송 군락지 주변 불을 누그러뜨렸다”며 “밤까지 군락지 주변에 들어온 불을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당국이 금강송 군락지를 지키기 위해 총력을 쏟는 것은 수령 500년이 넘는 보호수 3그루를 비롯해 금강송 8만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어서다. 이 중 문화재 복원용 금강송은 1200여 그루다. 금강송 군락지가 포함된 산림유전자 보호림의 면적은 3705㏊에 이른다.
응봉산의 경우 현재 산불의 주된 세력이지만 암석과 급경사로 인력 접근이 어려워 산림당국은 공중 작전을 펼치고 있다. 밤이 되면 드론을 이용해 공중에서 물을 분사하는 방식으로 산불 확산을 막고 있다. 산림당국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헬기 81대, 지상진화장비 336대, 인력 3528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 중이다.
지난 4일 발생한 산불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시설물 피해는 주택 287채 등 460곳에 달한다. 현재 대피 중인 주민은 385명이다.
산불 피해주민 8명 코로나19 확진
더불어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인 산림청은 실화 의심 차량 소유주 주소지 정보를 확인해 조만간 경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최 청장은 “울진군이 경찰로부터 산불 최초 발화 당시 그 지점을 지나간 차량 4대의 소유주 주소지 등 정보를 받았다고 확인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림청과 경찰 등은 산불이 발생한 당일 발화지로 추정되는 곳의 폐쇄회로TV(CCTV)영상을 확보했다. 산림당국은 자연 발화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도로변에서 불이 발생해 담배꽁초 등에 의한 실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별재난지역 아닌 곳도 지원”
전 본부장은 또 “이재민 지원을 위한 임시조립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의 확보, 민간 숙박시설 이용에 따른 비용 지원과 주택 신축 비용 저리 융자 등 주거지원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울진과 삼척, 지난 8일 강릉과 동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산불 피해 우려됐던 한울원전, 출력 다시 높여
당시 산림당국은 산불이 원전 주변까지 퍼지자 산불확산차단제를 뿌리고, 대용량 방사포시스템 등을 활용해 원전 방어에 나섰다. 이후 원전 인근 화재가 모두 진화돼 송전계통 안전성이 확보됨에 따라 한울원전은 출력을 높였다. 9∼10일 사이에 한울 1∼5호기 출력이 100%에 도달했다. 다만 한울원전본부 측은 울진 산불이 완전히 꺼진 상황이 아니어서 비상발령 B급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