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직원들과 가맹점주들에게 e메일을 보내 “러시아 내 850개 점포에서 영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며 “맥도날드는 상황을 계속 평가해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내 매장에서 일하는 종업원 6만2000명에게는 급여가 계속 지급된다. 맥도날드는 구소련 붕괴 직전 모스크바에 매장을 열고 지난 32년 동안 영업을 계속해 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이후에도 영업을 계속하자 온라인에서 ‘보이콧 맥도날드’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러시아 시장 지키다 뭇매…영업중단 발표
반면 일본 패션브랜드 유니클로는 러시아 시장에 남기로 결정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타다시 회장은 지난 7일 현지 언론을 통해 “전쟁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면서도 “의류는 생활필수품으로 러시아 사람들은 우리와 똑같이 살 권리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패스트리테일링은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위해 1000만 달러(약 123억원)와 의류 물품 20만개를 유엔난민기구(UNHCR)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저가 생활용품 판매 기업인 미니소는 전쟁 이후에도 러시아에서 마케팅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미니소는 9일 현재 러시아 홈페이지를 통해 30% 할인된 가격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미국 영화제작 기업 마블의 캐릭터가 들어간 물병과 가방 상품도 비중 있게 소개했다.
중국 기업 미니소, 러시아에서 홍보 계속
한국 식·음료, 유통 기업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롯데그룹·KT&G·팔도 등 40여 업체가 러시아 현지에 나가 있다. 롯데그룹은 현재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호텔 등이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휴양지 소치에 2024년까지 300여개 객실 규모 5성급 호텔을 지을 예정이다. 팔도는 현지에서 도시락 컵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현재까지 큰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