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에 장융 창업자의 눈에 들어 스카우트, 남다른 서비스 정신과 사업 수완 인정받아 초고속 승진
당시 개업한 지 1년 정도 된 쓰촨성젠양현의하이디라오는 투철한 서비스 정신을 갖춘 매장 서비스 종업원 양리쥐안 덕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입사 3년 차인 열아홉에 젠양현하이디라오 매장의 점장으로 승진했다. 장융은 양리쥐안의 경영 감각을 믿고 21세의 그에게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지역 매장 운영과 함께 100명 이상의 직원을 관리하는 중책을 맡겼다. 당시 양리쥐안이 이끈 시안 매장의 성공적인 운영은, 하이디라오가 쓰촨성의 지역 훠궈 체인점에서 본토 전역으로 확장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중국 식당이 주문부터 결제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고객들이 불편함을 겪곤 했다. 그러나 하이디라오는 종업원이 대기부터 주문, 식사, 결제까지 논스톱으로 진행해 고객에게 새로운 차원이 서비스를 경험하게 했다. 또 대기 고객의 지루함을 해소하기 위해 무료 네일케어, 구두 닦기, 어깨 마사지 서비스와 각종 주전부리를 제공했고 여성 고객에게는 긴 머리를 묶을 수 있는 머리끈을 알아서 챙겨주는 등 '손님이 왕'이라는 느낌을 줬다.
훠궈 특성상 손님이 직접 조리해 먹기 때문에 업장 자체가 조리 기술이나 맛을 보장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음식을 먹는 중간 수타면 쇼, 변검 쇼를 제공해 식당에서 훠궈를 먹는 경험을 특별하게 만드는 전략을 채택했다. 이런 전략의 수립과 운영의 과정에 장융의 든든한 동반자 양리쥐안이 함께했다.
양리쥐안은 2012년부터 모든 하이디라오 매장 운영을 총괄했다. 같은 해 하이디라오는 해외 진출을 시작해 싱가포르에 첫 해외 매장을 열었고 2013년에는 미국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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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실적 부진, 경영난 겪어.. 위기 돌파구로 '딱따구리 프로젝트' 실시
무분별한 매장 확장으로 일부 매장의 위생 문제, 서비스 품질 저하 이슈가 계속 불거졌다. 코로나 19 발생 직후 중국 전 지역의 점포 영업을 3개월간 중단한 것도 치명적이었다. 게다가 하이디라오의 강점으로 통했던 생일 축하 노래 불러주기, 네일아트 등의 서비스가 젊은 세대에게는 통하지 않는 것이 드러났다.
이에 양리쥐안은 '딱따구리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고객 수가 적고 경영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매장을 주시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경영 개선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1월, 딱따구리 프로젝트로 전 세계에 있는 하이디라오 매장 약 300개가 문을 닫았다. 하이디라오는 중국 매체 신경보를 통해 폐쇄된 매장은 2년 이내에 재개장할 계획이며, 폐점 매장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인력 부족을 겪던 지점으로 재배치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제일재경상업데이터센터(CBN Data)에 따르면 하이디라오는 딱따구리 프로젝트를 시행한 후 회사 내부 관리 및 운영이 크게 개선됐다고 언급했다. 하이디라오 관계자는 광다증권(光大證券, Everbright Securities)의 데이터를 인용해 2022년 1월, 하이디라오의 회전율이 2021년 12월보다 증가했으며 2021년 전년 동기 대비 106% 상승했다고 말했다.
젊은 임원 발탁해 '젊은 기업'으로 체질 개선 기대하는 하이디라오
리위와 왕진핑 역시 하이디라오의 종업원에서부터 시작해 지금의 직위에 올랐다. 리위는 2007년 하이디라오에 입사한 후 여러 지역에서 점장을 역임했으며 2015년에는 직원 26명을 이끌고 대만에 첫 하이디라오를 오픈했다. 리위는 한국, 일본, 태국 및 글로벌 시장의 매장을 관리하고 있다. 왕진핑은 2008년에 하이디라오에 합류했다. 하이디라오 최초 해외 매장의 점장인 그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뉴질랜드 시장의 매장 관리자 및 지역 관리자를 역임했다. 왕진핑은 하이디라오 입사 당시 요리사로 근무를 시작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하이디라오는 일부 직군을 제외한 대부분의 임원직을 현장 직원부터 시작한 이들로 발탁한다. 직원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검증한 뒤 내리는 결정이라 리스크가 적다. 직원들에게도 애사심과 더불어 사업 및 기업 운영 능력을 갖춘 직원이라면 누구나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 넣어준다. 쌍방에게 이로운 전략이다. 2021년 8월에도 하이디라오 이사회에 7명의 젊은 상무이사가 추가됐다.
마흔셋에 하이디라오 CEO에 등극한 양리쥐안. 그가 위기에 처한 하이디라오에 젊은 기운을 불어넣고 다시 업계 최고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임서영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