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중국 현지 언론에서 “웨이야가 3월 복귀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성 보도가 나왔다. 이유가 무엇일까.
‘웨이야군단’ 뭉쳐 ‘라이브커머스 그룹’ 결성?
또 웨이야가 지난해 12월 방송 활동을 중단한 후 소위 ‘웨이야군단’이라 불리는 관련 라이브커머스 팀이 해체하거나 누구 하나 팀에서 빠지지 않을 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주일간의 휴식 기간을 가진 후, 다른 인플루언서의 방송 활동을 돕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웨이야의 복귀 상황과 관련해 첸쉰(谦寻)홀딩스(웨이야 소속 MCN 업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웨이야의 복귀 여부에 관해서는 현재 상황에서 단언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웨이야의 라이브커머스 팀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중국 누리꾼의 이목을 끌고 있다.
미펑징시서의 방송이 시작된 후, 웨이야의 팬들 사이에서 웨이야가 다시 방송을 재개하는 신호가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미펑징시서는 이를 의식한 듯 방송 도중 ‘신인 라이브커머스 팀’이라는 점을 틈틈이 언급했다.
미펑징시서의 첫 방송은 문자 그대로 ‘대박’을 터뜨렸다. ‘웨이야 복귀 이슈’ 덕분에(?) 입소문에 성공해 시청자를 대거 유입시켰다. 미펑징시서가 방송을 시작한 첫 주, 라이브 방송 시청자 수는 연인원 기준 116만 명에서 1177만 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팬도 급증했다. 미펑징시서의 타오바오 라이브커머스 계정 팔로워 수는 이미 140만 명에 육박했다.
웨이야 대처할 신규 인플루언서 없자, 첸쉰홀딩스가 생각해낸 ‘묘안’
중국 ‘립스틱 오빠’로 유명한 리자치(李佳琦)와 각축을 벌이던 웨이야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어마어마하다. 36Kr의 통계에 따르면 웨이야의 타오바오 상점 팔로워 수는 무려 7713만 명, 라이브커머스 계정 팔로워 수는 9200만 명이다.
웨이야가 한 번 방송할 때마다 평균적으로 시청하는 인원수는 2000만 명을 훌쩍 넘는다. 지난해 10월 21일(중국 최대 쇼핑 페스티벌인 솽스이 예약 판매 기간), 웨이야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82억 5200만 위안(1조 5551억 2500만 원) 어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당시 방송을 본 시청자 수는 2억 4000만 명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러한 수치를 고려하면 웨이야를 잃은 첸쉰홀딩스가 감당해야 할 손실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업체는 웨이야나 리자치의 채널을 통해 물건이 팔린 것을 일종의 ‘광고’로 여겨 이윤을 거의 남기지 않거나 심지어 손해를 보고 물건을 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첸쉰홀딩스가 ‘웨이야군단’을 인플루언서로 활용한 이유도 이 같은 사실과 맥을 함께한다.
가령, 웨이야의 뒤를 이을 인기 인플루언서로 부상한 천제Kiki(陈洁Kiki, 이하 천제)나 례얼바오베이(烈儿宝贝)는 수익 구조상에 큰 변화를 겪지 못했다.
업계는 웨이야가 라이브커머스 분야에서 ‘인간 공구(공동구매) 사이트’이자 ‘인간 완다(万达)’로 알려졌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 첫째 가격이 독보적으로 저렴하고, 둘째 그가 들고 나오는 상품은 종류를 가리지 않아 ‘종합 백화점’이라고 부를 정도이기 때문이다.
*완다: 부동산 기업으로 시작한 완다는 부동산뿐 아니라 호텔 경영, 백화점 운영, 문화 콘텐츠 사업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첸쉰홀딩스 소속 인플루언서의 상황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첸쉰에 속한 40여 명의 라이브커머스 인플루언서 중 린이룬(林依轮)은 식품에, 리샹(李响)은 유아용품, 리징(李静)은 의류 및 건강 제품 등에 주력해 판매하고 있다. 게다가 첸쉰홀딩스는 웨이야가 보유한 막강한 팬심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첸쉰홀딩스가 이들을 적극 밀어주는 대신 웨이야의 영향력이 남은 ‘보조 팀’을 선택한 이유다.
첸쉰홀딩스 입장에서 미펑징시서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웨이야가 판매했던 제품의 공급 업체, 기존 방송 운영팀, 라이브 방송 방법 및 체계 등을 모두 다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신경제 관련 전문 매체인 롄셴 인사이트(连线Insight)는 미펑징시서의 투자 유치 팀이 웨이야를 지원했던 멤버와 완전히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미펑징시서의 투자유치 정보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뷰티, 생활용품, 식품, 패션 등 네 가지 분야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제품 대부분이 ‘가성비’를 강조한 것으로, 마케팅 방법 역시 웨이야의 뒤를 이은 셈이다.
지난 2월 16일, 중국 커촹반일보(科创板日报)의 보도 내용에 따르면 쉐리를 도와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던 보조 앵커들은 ‘광광라이러(光光来了)’라는 새로운 계정명을 앞세워 15일 저녁 7시 30분 첫 방송을 시작했다.
중국 화장품 전문 매체 쥐메이리(聚美丽)에 따르면 광광라이러의 주요 판매 품목은 간식, 의류, 쥬얼리, 일상용품이다. 경쟁 상대인 미펑징시서의 품목과 비슷하다.
한편 ‘승자 독식’ 구조였던 중국 라이브커머스 시장을 이번 탈세 논란이 크게 흔들어 놓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러나 미펑징시서와 광광라이러 등 정상급 인플루언서 팀들이 다시 시장에 속속 진입함으로써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과연 이들은 라이브 커머스 왕들의 뒤를 이어 2022년도 쇼핑 페스티벌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할 수 있을까. 그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