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일찍 푼 덴마크 '쌍봉낙타' 유행
유럽연합(EU) 국가 중 가장 먼저 방역을 풀었던 덴마크의 경우 정점을 두 번 찍은 ‘쌍봉낙타’ 모양의 유행 상황이 나타났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해당 날짜 기준 7일 평균 값)를 보면 덴마크에서 방역 완화 전 유행의 정점을 찍었던 날은 1월 29일로 4만592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유행이 크게 줄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덴마크 보건당국은 2월 1일부터 모든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풀었다. 대중교통이나 식당, 상점 등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됐고 식당, 카페 입장 시 방역패스 의무화도 중단됐다. 소렌 브로스트롬 덴마크 보건청장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확진자 숫자보다 중환자실(ICU)에 입원 환자 수가 판단의 기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몇 주 전만 해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는 중증환자가 80명까지 증가했지만, 현재 32명까지 감소했다”며 방역 해제 이유를 밝혔다.
이후 덴마크에선 첫 번째 정점 도달한 후 조금씩 떨어지던 신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2월 5일 4만1320명까지 소폭 감소했던 신규 확진자는 일주일 뒤인 2월 13일 다시 4만6336명까지 치솟으면서 두 번째 정점을 찍었다. 국내 방역 전문가 중에도 이 사례를 들어 방역을 일찍 풀 경우 정점을 지난 이후 재유행이 오거나, 정점에 머무르는 기간이 길어지는 '고원형'의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
다만 덴마크의 경우에는 위중증 환자는 40만명대 전후를 유지하며 크게 늘지는 않았다. JP모건의 통계 전문가 데이비드 맥키는 "덴마크에서 지배종이 된 스텔스 오미크론(BA.2)의 경우 치명률이 0.05% 미만으로 계절 독감 치명률(0.05~0.1%)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호주ABC에 밝혔다. 이에 비하면 국내에서 유행 중인 기존 오미크론(BA.1) 바이러스의 치명률은 0.18%로 3배 이상이다.
英·佛 정점 이후 완화…확진·사망 동시 감소
프랑스의 경우 지난 1월 25일 일일 확진자가 36만6554명을 기록하며 정점을 기록했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자에 한해서만 백신패스를 인정하는 등 각종 방역 조치를 강화했다가 정점 도달 이후 조금씩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지난달 2일 체육ㆍ문화시설 이용 인원 제한과 실외 마스크 의무를 해제한 데 이어 같은 달 16일부터는 영화관이나 경기장에서 취식이 가능해졌다. 방역 완화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프랑스는 지난 1일 기준 신규 확진자가 5만3162명을 기록했다. 일일 사망자의 경우 2월 10일 345명을 기록한 후 등락을 반복하다 지난 2일에는 181명까지 떨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