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 7명 전원 '음성' 둔갑…자가검사키트 100% 오류 사건

중앙일보

입력 2022.03.02 11:00

수정 2022.03.0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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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한 독자가 두줄로 표시된 자신의 검사키트를 보여주고 있다. 해당 사진에 나온 자가검사키트와 그 결과치는 기사와는 직접 관련 없음. [독자제공]

 
자가검사키트로 진행하는 신속항원검사 정확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구지역 한 병원에서 집단 신속항원검사 오류 사례가 확인됐다.
 
대구 달서구 A병원 측은 2일 "지난달 25일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병원 치료사 7명을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한 결과, 전원 '양성'판정이 나왔다"며 "그런데 곧바로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했더니 다시 전원 '음성'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자가검사키트 양성이 PCR 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바뀐 100% 집단 오류 사례이다. 
 
해당병원 의료진은 "병원 직원들은 거의 매일 간호사를 통한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어, 검사법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그래서 자가검사키트의 불량 문제로 추정 중이다"며 "드문드문 신속항원검사 음성이 PCR 검사에서 양성으로 바뀌는 오류 사례는 들어봤지만, 양성이 집단으로 PCR 음성으로 바뀌는 것은 흔치 않은 일 같다"고 전했다. 

개학을 하루 앞둔 1일 경북 포항시 북구 장량초등학교에서 교직원들이 학생들에게 나눠 줄 신속항원검사키트를 확인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집에서 일주일에 두 번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자가검사는 권고 사항"이라고 밝혔다. 뉴스1

대구 A병원처럼 집단은 아니지만, 신속항원검사의 오류 사례는 각종 커뮤니티 등을 통해 여러건 전해진다. 자신을 모 병원 직원이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블로그를 통해 "주 3회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는데, 자가검사키트에서 두줄 즉 양성 표시가 나왔다. 그런데 PCR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자가검사키트)에 따라 정확도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밖에 "자가검사키트로는 음성이었는데, PCR을 해보니 양성이었다" "회사가 다른 두 개의 자가검사키트의 결과치가 달랐다" 같은 다양한 사례가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올려져 있다. 
 
앞서 보건당국도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 문제를 조사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월 26일부터 닷새 동안 4개 지역(광주, 전남, 경기도 평택과 안성) 선별진료소에서 자가검사키트로 진행한 신속항원검사 8만4000건을 분석했다. 이중 자가검사키트 양성 판정을 받은 687건에 대해 PCR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523건(76.1%)이 같은 양성 판정을, 164건(23.9%)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23%의 신속항원검사 오류가 있었다. 보건당국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신속항원검사 오류는 검사법 등에 따른 정확도의 한계 정도로 이해한다"고 전했다.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은 "오류 사례가 나오고는 있지만, 자가검사키트는 현재 시점에선 코로나 감염 여부를 최대한 빠르고 안전하게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3일부터 보건당국은 60세 이상,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이 아니면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받도록 하고 있다. 자가검사키트로 진행하는 신속항원검사는 기존 PCR 검사보다 콧속 얕은 곳에서 검체를 채취해 30분 이내에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알 수 있는 검사 방식이다. 유전자 증폭 없이 검체 속 바이러스 여부를 따지기 때문에 감염자라도 증상이 미약하거나, 검체를 제대로 채취하지 못하는 등 정확도에 문제가 있다면 음성 판정 같은 오류가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