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은 1일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러시아 국가대표팀과 클럽팀의 FIFA 및 UEFA 주관 국제 대회 출전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국제 대회에서 러시아의 국가명과 국기·국가 등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제재 조치를 한층 강화한 결정이다. 당시 FIFA는 “러시아 선수들은 향후 국제 대회에서 러시아축구협회(RFU) 소속으로 출전해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FIFA는 ‘국제 대회 러시아 퇴출’이라는 강경 조처를 내린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의 피해를 본 모든 이들과 강력한 연대 의지를 표명하고자 한다”면서 “축구가 세계 평화에 기여하길 바란다”는 입장문을 냈다.
러시아 징계는 1990년대 초반 내전으로 국제 대회 출전 자격을 잃었던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사례와 비슷하다. 당시 유고 연방은 유로1992 본선 진출권을 확보한 상태였지만, UEFA가 내전을 이유로 출전권을 박탈했다. 이후 FIFA도 제재에 동참해 유고슬라비아를 1994 미국월드컵에 나서지 못하게 했다. 이후 유고 연방은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코소보 등 여러 나라로 쪼개졌다.
AP 통신은 “러시아가 반발하고 있지만, FIFA 에겐 28년 전 유고의 선례가 있다”면서 “FIFA는 1964년과 1976년에 ‘인종 차별 정책을 고수한다’는 이유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제 대회 출전을 막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UEFA도 제재를 즉각 적용한다. 유로파리그 16강에 오른 러시아 클럽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를 실격 처리하고, 오는 7월 잉글랜드에서 열리는 UEFA 여자선수권대회에도 러시아의 출전을 금지한다. 아울러 러시아 석유·천연가스 기업 가즈프롬과 맺은 연간 4000만 유로(540억원) 규모의 스폰서십 계약도 중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