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경남소방본부와 산림청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2시 27분쯤 경남 합천군 율곡면 노양리 민가 주변 한 야산에서 불이 났다. 이 불은 오랜 가뭄으로 바짝 마른 풀·나무 등에 옮겨붙었고 초속 7m의 강한 바람과 만나면서 경북지역까지 빠르게 확산했다. 이 불로 1일 오전 9시까지 축구장 크기(0.714㏊)의 850개 정도에 해당하는 산림이 훼손됐다.
하지만 밤사이 인명 및 민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림당국은 28일 해가 진 후부터 화재 지역 인근 마을 주변에 방화선을 집중적으로 구축했다. 산불 진화에 특화된 대원 734명을 투입해 밤새 민가로 불이 확산하는 것을 최소화했다.
또 소방당국은 인력 724명을 마을 인근에 배치해 주택 및 시설물로 불길이 확산하는 것을 막았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대원들이 불길을 따라 주변 낙엽을 긁어내는 등 밤새도록 방화선을 구축해 민가·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불이 확산하면서 합천에서는 현장과 인접한 노양리 주민 45명, 고령에서는 합가리와 신촌리 주민 105명 등 모두 460여 명이 인근 마을회관과 경로당 등으로 몸을 피했다. 합천군은 1일 오후 2시 10분쯤, 고령군은 5시 20분쯤 주민과 등산객 등에게 재난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남태헌 차장은 “합천 산불은 1일 오전 중으로 주불 진화를 목표로 가용한 지상과 공중 진화 자원을 총동원할 계획”이라며 “유관기관 합동·공조를 통해 빨리 산불 진화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산불이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해인사가 있는 합천에서 발생하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됐다. 하지만 불이 난 율곡면 노양리에서 해인사가 있는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까지는 직선거리로 18㎞가량 떨어져 있어 현재까지 산불 확산으로 인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