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셋 중 하나 2030인데…캠프선 "표심 분석? 아직도 헤맨다"

중앙일보

입력 2022.03.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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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의 널뛰기 표심은 대선을 8일 앞둔 1일까지도 여야의 최대 고심거리다. 다른 세대에 비해 지지율이 큰 폭으로 움직여온 데다, 여전히 지지 후보 변경을 고려하는 비율이 높아서다. 여야는 서로 “종국엔 우리가 유리할 것”이라 주장하면서도, “사실 아직도 2030 표심 분석에 헤매고 있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발차기와 어퍼컷 제스쳐를 취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스1]

 

유권자 셋 중 하나 2030…오리무중 그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7일 확정ㆍ발표한 제20대 대선 유권자 수는 4419만여명이다. 이 중 20대(18~29세)와 30대 유권자 수는 각각 659만여명(14.9%), 667만여명(15.1%)이다.  
 
하지만 유권자 셋 중 하나인 이들의 표심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중앙일보ㆍ엠브레인퍼블릭의 ‘신년 특집’(2021년 12월 30~31일), ‘D-50’(1월 15~16일) ‘D-30’(2월 4~5일), ‘D-14’(2월 22~23일) 여론 조사를 시계열로 보면 2030의 가변적 특성이 잘 드러난다. 

연령대별 지지율.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20대 지지율 흐름은 이 후보 25.8%→12.6%→30.9%→25.0%, 윤 후보 13.3%→30.2%→26.9%→33.9%였다. 이 후보 기준으로, 지난해 연말 12.5% 포인트 앞서다가 보름 만에 17.6% 포인트 뒤지고, 20일 만에 다시 4.0% 포인트 앞서다가 16일 만에 또 8.9% 포인트 뒤지는 식이다. 30대 지지율 역시 이 후보 44.6%→28.3%→32.6%→36.5%, 윤 후보 20.1%→29.4%→30.7%→31.6%를 기록하는 등 조사 때마다 큰 변동을 보였다. 

연령대별 지지율 그래픽 이미지.

 
더욱이 향후 지지 후보 변경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 D-14 조사에서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대 50.7%, 30대 40.0%였는데, 가장 적은 60세 이상(8.6%)과 비교하면 격차가 컸다. 선거를 9일 앞둔 지난달 28일 발표된 KSOI-TBS 조사(2월 25~26일)에서도 20대의 46.4%, 30대의 32.0%가 ‘지지 후보 교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가변적 움직임 왜?…“2030 여성 표심 변수 크다”

여론 전문가들은 “역대 선거에서도 젊은 층의 변동성은 컸다”면서도 “이번 2030 표심이 출렁거리는 데엔 여성 표심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대남 이대녀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선거 초반 유독 2030 남성 표심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2030 여성의 눈엔 찍을만한 후보가 안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2030 여성은 젠더 이슈에 매우 민감해서, 어떤 후보가 젠더 이슈 관련 공약을 내놓거나 말실수를 하면 그것에 따라 지지율이 변화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2030 여성 표심은 현재 심상정ㆍ안철수 후보 등에 여러 후보에 그때그때 이동하는 형국”이라며 “하지만 실제 대선 땐 사표방지 심리가 생겨 주요 정당 후보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심ㆍ안 후보 지지층의 50% 안팎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을 하고 있다.

 

野 ‘대세론’ 굳히기…與 2030 여심 공략

막판 2030 부동층 공략을 위한 접근법은 두 후보 측의 차이가 있다. 전체 2030 표심 구도에서 앞선다고 자평하는 국민의힘은 “윤 후보는 보수 정당 대선 후보 중 처음으로 젊은 세대의 전폭 지지를 받는 후보”(지난달 27일, 이준석 대표)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세론’을 부각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달 27일 경북 포항시 북구에서 열린 ″윤석열이 영일만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포항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2030의 투표율 저조 가능성이 국민의힘의 고민이다. 선관위가 실시한 20대 대선 유권자 의식 조사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할 것’이란 응답자 비율은 20대 66.4%, 30대 84.1%였다. 가장 높은 70세 이상(90.7%)에 비해 크게 낮고, 20대는 평균(83%)에도 한참 못미친다. 이 마저도 실제 투표율로 이어질지 미지수다. 2017년 19대 대선 당시 선관위 유권자 의식 조사에서 20대와 30대의 ‘반드시 투표할 것’ 응답률은 각각 84.2%ㆍ80.9%였지만 실제 투표율은 76.1%ㆍ74.2%에 그쳤다.  
 
민주당은 여성 표심의 막판 반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27일 KBS ‘정치합시다2’에서 “‘젠더 갈라치기’에 주력했던 국민의힘이 2030 남성의 관심을 받긴 했는데 그에 따른 대가가 있을 수 있다”며 “2030 여성의 전략적 투표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8일 여초(女超) 온라인 커뮤니티인 ‘82COOK’에 “함께 하고 싶다”는 글을 직접 올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8일 여초 온라인 커뮤니티 '82COOK'에 올린 인증 글.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양강 후보 모두에 비호감도가 높은 2030 여성들이 아예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지난달 27일 기자들과 만나 “20대의 기권율이 높을 것 같다”며 “솔직히 2030을 정확하게 규정하고 거기에 대한 대책을 정교하게 짤 수 있는 정치 세력이 있을까. 2030은 분석이 어려워서 우리도 헤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