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선거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거대 양당의 집권을 “적폐 교대”라고 칭하며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완주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국민의힘과의 단일화에 대해선 “지금 시간은 다 지났다. 그래서 제가 결렬 선언을 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전날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간 ‘2월 초 합당 제안’을 놓고 폭로전을 벌인 데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을 들은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 본부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당의 대표가 (합당하자는)제안을 했으니 저도 안 후보에게 말씀을 드렸다”며 “(당시 안 후보는)단일화와 연동된 문제기 때문에 윤석열 후보와 당신(안 후보)이 알아서 풀 문제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라고 했다.
안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직접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본부장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필요하면 연락을 할 수 있지만 지금 연락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당내에선 ‘연락이 오지 않았으니 만나지 않는 것일 뿐 가능성이 완전히 없지는 않다는 관측이 꽤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이 다당제 연합정치를 전제로 한 정치개혁안을 발표하며 연대 의지를 보인 데 대해서도 “저는 들은 바 없다”며 거리를 뒀다.
이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정치개혁안 발표 뒤 “안철수 후보께서 다당제를 계속 강조했고 양당제의 기득권 구조를 비판해 오셨는데, 그런 면에서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이에 대해 “그렇게 소신이 있으시면 (민주당이)그렇게 실행을 하시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한국정치가 바뀌기 위해서 그런 방향(다당제 연합정치)으로 가야 되니 그것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그걸 연대, 단일화와 연결짓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여야의 러브콜 속에서도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중소기업 전용 대체거래소 설립 ▶지역균형성장 ‘U벨트’ 추진 등을 골자로 한 중소기업 맞춤형 공약을 발표하며 정책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비공개 선대위 회의에선 당초 배포하지 않았던 TVㆍ인터넷 광고 영상 초안을 검토하는 등 ‘완주’를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됐다고 한다.
이처럼 완주 의지를 강조하는 행보에도 불구하고 당 내에선 최근의 지지율 고착화 등을 이유로 "완주는 무리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윤 후보와의 막판 전격적인 단일화 가능성을 거론하는 인사들이 꽤 있다.
이날 오전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선대본 회의에서 안 후보를 노골적으로 비판해온 이준석 대표를 직접 거론하며 “모두가 사감과 사익을 뒤로하고 정권교체 대의를 앞세우자. 단일화를 둘러싸고 다소 혼란한 상황이 있지만 더 큰 통합과 더 크게 하나되는 대한민국을 향해 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의 결단에 따라 두 후보가 주말이라도 만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