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네트워크 건설, 데이터 처리 센터 확충 등 신(新)인프라(SOC) 투자에 국가 역량을 투입하겠다.
코로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시진핑의 승부수였다. 신SOC란 그야말로 새로운 SOC다. 철도, 항만, 발전시설 등이 전통적인 SOC라면 디지털을 앞세운 새로운 영역의 산업 기반이다. 중국 정부가 내세운 신SOC 영역은 5G,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고속철도, 특고압설비, 신에너지 자동차 등이다. 한마디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인공들이다.
중국은 과거 외부에서 발생한 위기와 재난을 기회로 삼아 재도약하는 재능을 보여 왔다.
시 주석 발표 이후 중앙 정부는 곧바로 각 지방정부에 신SOC 계획 수립을 지시했고 거의 모든 성·시 정부가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상하이시 정부는 2020~2022년 동안 3만4000개의 5G 기지국, 100개 이상의 무인 공장, 10만 곳의 전기자동차 충전소, 45개의 택시 충전소 건설 등에 2700억 위안(약 188조원)이 투입키로 했다.
중국 전역으로 보면 기존 산업화 지역인 동남부 연안과 중부 대도시들이 주도해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이다.
또 지역 특성에 따라 각각 다른 종류의 프로젝트가 수행되고 있다. 베이징과 인근 톈진·허베이(河北) 지역은 AI 산업이 특화돼 있다. 베이징은 중국 최초로 국가 차세대 인공지능 혁신 발전 실험단지를 승인받았다. 전국 최다의 AI 관련 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베이징 명문 칭화(靑華)대는 전국 이공계 최고 수재들을 모은 AI반(人工知能班)을 운영하고 있다.
구이저우(貴州)성은 빅데이터센터로 특화돼 있다. 2015년 첫 빅데이터 종합시험구가 건설에 들어갔고 이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화웨이, 텅쉰 같은 대기업들이 자리 잡았다. 중국에서 제일 가난한 성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던 구이저우가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센터로 부상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국내 경기를 떠받칠 돌파구로 신SOC 건설을 꼽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안정’을 올해 최우선 경제기조로 밝히고 있다.
신SOC는 중국 국가대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제1차 산업혁명으로 영국이 세계를 제패했고, 2차 산업혁명(공업 기술 혁신)으로 미국과 독일이 부상했다. 인터넷과 재생에너지를 주축으로 하는 3차 산업혁명 역시 미국이 주도해왔다. 1차 산업혁명 이후 서구 열강에게 핍박받고 뒤처져 오던 중국에 4차 산업혁명은 경쟁자 미국과의 격차를 뒤집을 확실한 계기다.
시 주석은 올가을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총서기와 국가주석 3연임을 보장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에게 신SOC는 통치 정당성의 기반이 된다. 향후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끌 주 동력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중앙 정부가 신SOC 드라이브를 강력히 거는 이유다.
이충형 차이나랩 특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