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는 적정 국채 발행 규모를 논의하던 중 “기축통화국과 비(非)기축통화국 차이를 아느냐”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질문에 “당연히 아는데 우리도 기축통화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정도로 경제가 튼튼하다”고 답했다.
‘기축통화’(基軸通貨·Key Currency)는 ‘국제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를 뜻한다. 국제적으로 통화 신뢰성이 높으면서 충분한 유통량을 가지고 있다. 무역 거래에서 결제수단으로 통용되는 미국 달러가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 발언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지난 1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나오는 내용을 인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보도자료는 『원화의 기축통화 편입 추진 검토 필요』라는 제목이다. 하지만 내용은 다르다. 전경련은 이 자료에서 원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포함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
SDR은 기축통화에 대한 교환권을 뜻한다. 필요할 때 회원국 간 협약에 따라 SDR 바스켓의 5개 통화와 교환할 수 있다. SDR 바스켓은 달러·유로·위안·엔·파운드로 구성돼 있다. 현재 편입 비중은 달러화 41.7%, 유로화 30.9%, 위안화 10.9%, 엔화 8.3%, 파운드화 8.1%다. 전경련이 제시한 근거는 ▶한국 경제의 위상 ▶IMF 설립목적과 부합 ▶세계 5대 수출 강국 등이다.
전경련의 바람대로 원화가 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된다면 국제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통화로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의미에서 기축통화 반열에 오른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를 두고 22일 야권은 맹공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똑똑한 고등학생도 아는 경제상식을 모른다”며 “대선을 2주 앞두고 후보가 찰 수 있는 똥볼의 드라마 중 최고치”이라고 지적했다. 정책통인 윤창현 의원은 통화에서 “전경련이 IMF의 SDR 통화 바스켓에 원화 편입 추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에 썼는데, 이걸 기축통화 가능성으로 이해했다는 건 그야말로 IMF, SDR, 기축통화의 기본 개념뿐 아니라 추진, 검토, 필요라는 세 단어 뜻조차 이해하지 못한 참극”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후보 측은 말꼬리 잡기라고 반박했다. 채이배 전 의원은 “우리나라 경제가 튼튼하고, 재정 건전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좋고, 국가채무에 아직 여력이 있다는 걸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국힘당은 코로나 위기 극복과 복지 확대 노력에 재정 건전성 운운하며 발목잡기 좀 그만하라”고 페이스북에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