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방역 당국은 위중증 환자 비율과 치명률은 이전보다 현저히 낮은 상황이며 과도한 불안감은 갖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60세 미만 접종완료자에게는 오미크론 변이가 계절 독감보다 덜 위협적이라는 분석도 제시했다.
확진자 추이를 보면 누적 200만 명을 넘어서기까지 총 2년여의 시간이 걸렸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은 최근 보름간 발생한 확진자로 나타났다. 지난달 하순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2~3배 빠른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짧은 시간에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400명대인 위중증 환자, 내달 초엔 최대 2500명
확진자 수가 많은 수요일 기준으로 봤을 때 지난달 중순부터 매주 확진자 수가 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1월 19일 확진자는 5804명이었지만 한 주 뒤인 26일 1만3007명으로 늘었다. 이후 이달 2일 2만268명→9일 4만9549명→16일 9만439명을 기록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가 가장 증가 속도가 빠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확진자 매주 더블링, 4주새 15배 늘어
특히 손 반장은 “지난달 16일부터 29일까지 2주간의 치명률은 0.13%로 더 낮고, 50대 이하의 치명률만 따져보면 0%에 수렴하고 있다”며 “접종완료자의 치명률은 계절 독감 이하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진자 증가에 따라)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며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불안해할 필요 없다. 의료체계 여력은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21일 0시 기준 480명인 위중증 환자가 3월 초 최대 2500명까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현재 2600개 병상을 확보한 상태라지만 의료진이 충분치 않아 실제 가용 병상은 이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동현 교수는 “병상뿐 아니라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의료인력이 준비돼 있느냐도 중요하다”며 “중환자가 곧 급증할 텐데 닥쳐서 허둥지둥하기 전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접종자 대상 백신 접종 속도도 높일 계획이다. 손 반장은 “요양병원·시설에서 4차 접종을 진행하고 노바백스 백신을 활용하는 등 최대한 접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부하가 걸린 재택치료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도 과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을 나누어 관리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두 집단 모두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대응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택치료 대상자가 50만 명에 육박하고 있고, 곧 100만 명에 도달할 것”이라며 “재택치료자의 증상 악화뿐 아니라 집 안 내 안전사고, 응급질환 발생 등 각종 비상상황에 대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당국 “정점 확인 때까진 방역 유지 방침”
당국은 오미크론 확산 상황을 ‘엔데믹 전환 과정’이라고 낙관하면서도 앞으로 3주간 ‘사적 모임 6인·영업시간 10시’ 제한을 유지하기로 했다. 오는 4월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야외 마스크 착용 등 2년간 이어온 방역 조치는 그대로 유지된다.
손 반장은 “지금 엔데믹 전환 과정의 초기 단계를 밟고 있는데, 정점을 확인할 때까지는 기존 방역 조치를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그다음에 완화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오미크론은 덜 위험하다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강한 방역 조치를 유지하는 게 혼란을 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민이 알아듣기 쉽게 투명하게,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일관된 메시지를 내놔야 따라갈 텐데 오락가락하니 국민에게 피로감을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