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모두 14명. 이 가운데 국회 의석수에 따라 중앙선관위로부터 선거 보조금을 받은 정당의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기본소득당 오준호 후보 등 모두 5명이다. 이른바 ‘메이저리그’ 소속 후보들이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9명 후보는 원내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군소 후보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서도 급이 나뉜다. 기호 6번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의 경우 메이저리거 못지않은 인지도와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 9번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는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거물급 인사다. 이 밖에 신자유민주연합 김경재(10번), 우리공화당 조원진(11번), 진보당 김재연(12번) 후보는 국회의원 출신 정치인이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그야말로 ‘찐 무명’으로 꼽힌다. 대선 도전을 위해선 선관위에 내야 하는 기탁금은 3억원이다. 유세 차량 대여 및 선거공보물 제작에 드는 돈도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 수백억 원에 달할 정도다. 득표율이 10%에 못 미칠 경우 사용한 선거비용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 여론조사에서 존재감조차 드러내지 못하는 이들 ‘찐 무명’이 대선에 도전하는 이유는 뭘까.
'찐 무명' 4인 출사표
8번 옥은호 후보의 출마 목적은 대통령 당선이 아니라 부정선거 방지라고 한다. 그의 소속 정당인 ‘새누리당’은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의 당명과 같다. 그는 “자유애국시민들이 투표 참관을 해야, 개표에 참관해야 이 부정선거가 막히고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다. 표 도적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13번 이경희 통일한국당 후보는 이번 대선이 두 번째 도전이다. 지난 대선에선 0.03%의 득표율로 13명 후보 중 11위를 차지했다. 부동산 사업 등으로 큰돈을 번 이 후보의 선관위 재산 신고액은 1499억원으로, 1980억원가량을 신고한 안철수 후보에 이어 후보 중 두 번째로 재산이 많다. 그는 “대한민국 5200만 국민을 위해서, 2800만 북한 주민을 위해서, 재외동포 750만을 위해서, 전체 한민족 성원 9000만 개개인의 더 확장된 자유와 더 확장된 인권, 더 확장된 복지를 위해서 정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맨 마지막 순번인 기호 14번 김민찬 한류연합당 후보도 19대에 이은 ‘대선 재수생’이다.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지난 대선에서 0.1%의 득표율로 13명 후보 중 7위였다. 김 후보는 “2007년부터 한반도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국민에게 알리는 일을 계속해 왔다”며 “한반도 프로젝트는 저의 대표 공약으로, 한반도 비무장지대 DMZ에 전 세계가 참여하는 세계문화예술도시를 건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