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맏형 곽윤기(32·고양시청)가 지난 15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한 말이다. 자신의 올림픽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밝힌 소감이 인터넷에서 ‘격한 환영’을 받고 있다. 대표팀 막내 이준서(21·한국체대)는 “형 충분히 멋있으시고 이미 레전드예요♡”라고 적었다. 여기엔 “삼촌이 아니라 형이라니” “‘맏막즈(맏형+막내)’ 화이팅”과 같은 댓글이 200여개 이상 달렸다. 팬들은 열한 살 차이의 선후배가 편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반겼다.
“구시대적 악습 타파” 맏형·맏언니에게 격하게 공감
쇼트트랙팀 진천선수촌의 ‘1인실 또는 2인 1실’ 방 배정 때 최고참(곽윤기) 뜻이 아니라 공평하게 사다리게임으로 정한 것도 화제가 됐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모습에 네티즌 사이에서는 “구시대적 악습을 벗어나 후배를 편하게 해주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선후배 서열 많이 따지는 스포츠계에서 곽윤기는 혁명”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대표팀 맏언니이자 미소천사”(문재인 대통령)라고 불리는 김아랑(26·고양시청)도 “팀의 든든한 닻이 되고 싶었다”고 말하고, 대기 선수 박지윤(22·한국체대)과 함께 찍은 사진 등으로 관심을 모았다. SNS에서는 “김아랑의 ‘언니미(언니+美)’에 눈물 난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2022년 겨울올림픽의 팬덤은 이른바 ‘격공’이라 불릴 만하다. SNS를 통해 ‘맏형·맏언니 리더십’에 격하게 공감하는 반응을 보이는 게 대표적이다. 반면, 도핑과 편파판정 등의 문제가 터졌을 때도 네티즌들은 ‘격공(격한 공분)’한다. 스포츠 정신을 깨트리는 불공정 행위를 참지 못하고 비판하는 반응이 그것이다.
“올림픽정신 훼손” 불공정에는 격하게 공분
이를 두고 한국 선수들과 팬들이 결과만 중시하는 성적 지상주의를 벗어나는 수준 높은 태도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응수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는 “지난해 도쿄 여름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승부를 떠나 닮고 싶은 선수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핑이나 편파 판정이 외면받는 것도 같은 이치다. ‘왜 너희들은 즐기지 못하고 아직도 후진적인 모습을 보여주느냐’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선수들이 자기 기량을 마음껏 표현했다면 서로 인정하고 공감하는 시대가 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