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산자물가 10%가량 상승
이 같은 PPI의 급등세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한 데다가 일할 사람이 없어 인건비가 치솟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까지 천정부지로 올랐다.
일단 에너지 가격(28.8%)이 큰 폭으로 뛰었다. 휘발유(53.3%)와 가정 난방유(47.4%) 등은 1년 전보다 급등했다. 식료품(12.8%)의 오름세도 만만치 않다. 특히 소고기(43.9%)와 계란(40.9%), 곡물류(22.0%), 유제품(12.3%) 등은 두 자릿수 이상 올랐다. 일상에 필요한 필수품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난다는 뜻이다.
PPI 급등은 기업의 생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생산자물가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로 옮겨붙는 데 있다. 가격 결정력이 높은 기업들이 생산비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기 때문이다. PPI가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이유다.
커트 랜킨 PNC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얼마나 비용 압박을 받는 지 PPI로 확인할 수 있다"며 "이는 수개월 뒤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곧바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도 "1월 PPI는 생산 측면의 인플레 압력이 여전히 강하고 앞으로도 지속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2월 CPI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1월 CPI는 1년 전보다 7.5% 급등하며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월 PPI는) 인플레이션이 아직 최고조에 달하지 않았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Fed 3월 '빅스텝' 인상 무게 실려
복잡한 셈법을 드러내듯 금리 인상 속도를 둘러싼 Fed 위원들의 의견도 엇갈리며 시장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지난주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7월 1일까지 금리를 1.0%포인트 인상하기 원한다"고 말해 다음 달 0.5%포인트 인상을 시사하는 듯하며 시장은 긴축 공포에 휩싸였다.
하지만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3월 0.5%포인트 인상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세계의 공장' 중국 물가는 상승세는 둔화
중국의 PPI 상승 폭이 둔화한 건 중국 당국이 석탄과 철강재 등의 가격을 잡았기 때문이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물가 오름세가 완화된 건 중국의 핵심 원자재는 석유가 아닌 석탄이기 때문"이라며 "전달과 비교한 지표를 보면 지난해 말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둔화 양상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의 물가는 전 세계 물가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다. 박석중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최대 소비국은 미국이고, 최대 생산국은 중국”이라며 “중국의 생산자물가 하락세는 시차를 두고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