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논의에 英, 日 속속 동참
영국, 일본은 제재 논의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영국 총리실은 14일(현지시간) 미ㆍ영 정상 통화 관련 보도자료에서 "러시아가 긴장을 높일 경우 중대한 제재를 부과하는 등 단합된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도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일본의 독자 제재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한국의 독자 제재까지 요구하진 않겠지만 실제 침공이 일어날 경우 미국이 제재하는 인사를 한국 또한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방안 등은 검토할 수 있다"며 "미국의 요청은 주로 대(對) 러시아 금융ㆍ경제 제재 시 유럽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파를 완화하는 데 한국이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美, '유럽에 가스 공급' 요청…정부 고심
이에 미국은 최근 한국에 유사시 유럽에 LNG 지원을 요청했고,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유관 부처는 일단 국내 수급 사정을 들어 쉽지 않을 거란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앞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한ㆍ미ㆍ일 외교장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유럽 LNG에 어려움이 발생할 경우 우리도 유럽에 대한 지원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회담에 따라 발표된 공동성명에는 "장관들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존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지를 공유했다"며 "러시아의 추가적 긴장 고조를 억지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태가 악화할 경우 미국이 한ㆍ미ㆍ일 공조를 요청할 장치를 미리 깔아뒀단 분석이다.
정부 "인도적 지원은 확대 검토 중"
한편 16일 외교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체류하는 한국 국민은 주 우크라이나 대사관 직원을 포함해 153명이다. 이중 40명 이상이 오는 17일까지 철수할 계획이다. 또 외교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브와 인접한 폴란드 프셰미실에 임시 사무소를 설치해 현지 교민의 폴란드 입국을 돕기로 했다. 외교부는 지난 13일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에 여행 금지 조치를 내려 체류 교민의 신속한 대피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