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면역저하자 130만 명, 요양병원·시설의 입원·입소자, 직원 50만 명은 3차 접종을 한 지 4개월(120일)이 지난 뒤부터 4차 접종을 할 수 있다.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을 맞는다. 해외 출국이나 입원 치료 계획 등 개인 사정이 있거나, 시설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3차 접종 3개월(90일) 이후부터 접종할 수 있다.
면역저하자는 당일 접종(잔여백신 예약)으로 오늘(14일)부터 4차 접종이 가능하다. 사전 예약할 경우에는 오는 28일부터 접종할 수 있다. 요양병원·시설의 접종자는 3월 첫째 주부터 순차적으로 접종이 이뤄진다.
방대본은 일반 국민에 대한 4차 접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오늘 발표하는 4차 접종은 면역저하자, 고위험군 대상”이라며 “이외 대상은 아직 추가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면역저하자·고위험군 등과 함께 3차 접종을 먼저 시작한 의료진에 대한 4차 접종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또 방역패스에 4차 접종력이 반영되는지 여부에는 "고위험군 일부를 대상으로 접종하기 때문에 방역 패스와 연계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3차 접종 예방 효과, 3개월만에 급감
정은경 본부장은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에서 3차 접종 후 시간 경과에 따른 면역 감소로 누적 위중증 위험비, 사망 위험비가 높아지고 있어 추가접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추가 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방대본은 3차 접종 3개월 이후부터 감염 예방 효과가 빠르게 감소해 15주 이후부터는 20~40%로 나타났다는 영국의 최근 예방접종 효과 분석도 그 근거로 제시했다. 3차 접종 10∼14주가 지나면 입원 예방효과가 70∼80%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른 4차접종 효과 있나, 부작용 우려는
전문가들은 4차 접종을 일반 국민에 확대하기에는 효과성을 입증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스라엘 데이터를 보면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엔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3차 접종의 경우) 모든 연령의 확진자에서 입원 비율이나 위중증환자 발생 비율이 줄어든다는 데이터가 있었기 때문에 강력한 접종을 권했지만 4차 접종은 그런 자료가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기존 백신들은) 변이가 생기기 이전에 나온 것이라 오미크론 등 새로운 변이가 생겼을 때 감염을 완전히 예방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지금처럼 짧은 기간 반복해서 맞아야 하는 백신이라면 (국민이) 수용성 측면에서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부작용 우려와 관련 방역당국은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마르코 카발레리 EMA(유럽의약품청) 백신 전략 책임자는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잦은 부스터샷은 인간의 면역 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1~2회의 추가접종을 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권 팀장은 "(EMA 백신 책임자의) 의견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는 현재까지는 확인되고 있지 않다"면서 "현재 4차 접종을 이미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중증 이상 반응 사례 또는 접종으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에 있어서 특별한 보고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