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메모리 겨울론’이 힘을 잃은 가운데, 되레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D램·낸드플래시 현물가 지속 상승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현물가격과 고정가격의 괴리를 고려하면 향후 고정가격 추가 하락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 하락률도 전 분기 대비 한 자릿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증권가 “메모리 업황 본격 개선세”
공급 확대에 필수적인 반도체 장비 리드 타임(주문 후 납품받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부 반도체 장비의 리드 타임이 1년 수준까지 길어지고 있다”며 “올해 예정된 메모리 반도체의 증설 물량도 적기에 공급되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달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공급망 이슈로 공장에 들어오는 설비 반입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 역시 “올해도 장비 도입 시간이 길어지고 있어 영향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차질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D램 설비투자는 DDR5에 대한 신규 증설과 인프라 투자를 제외하면 상당히 보수적으로 집행될 전망”이라며 “따라서 D램 시장은 성수기인 2·3분기로 갈수록 공급 부족과 이에 따른 가격의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잇따른 낸드 공장 사고, 악재가 호재로
박유악 연구원은 “극심한 공급 과잉에 시달렸던 낸드 시장은 공급 업체들의 예정된 투자 규모가 대폭 축소되며 업황 개선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발생한 키옥시아의 공급 차질은 예상보다 빠르게 낸드 고정가격의 회복세를 이끌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