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금리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며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서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7.5% 오르며, 상승 폭으로는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래서 Fed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빅스텝)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주요 대선 주자들이 돈 풀기 공약도 시장 금리를 자극하고 있다. 추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국채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채권 가격이 하락(채권 금리 상승)할 수밖에 없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1일 연 2.343%로 지난해 말(1.798%)보다 0.545%포인트 올랐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추경 규모 확대 논의가 현실화하면 중장기물 위주의 금리 상승 압력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금금리 인상도 대출자에게 부담으로 돌아온다. 주담대 변동금리 대출의 지표금리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예·적금 금리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69%로 지난해 6월부터 7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오는 15일 발표될 1월 기준 코픽스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오른다고 가정해도 주담대 금리는 올 연말 6%대 중반이나 7%에 가까운 6%대 후반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지만,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은에 따르면 신규대출 중 변동금리를 택한 비중은 지난해 12월 말 82.1%로 집계됐다. 잔액을 기준으로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6.1%로 2014년 4월(76.2%) 이후 가장 높다. 그동안 주담대 변동금리 대출 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은 현상이 지속하며 생긴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