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아들을 둔 주부 이모(45)씨는 개학이 두려운 학부모 중 한 명이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급증하며, 이씨처럼 개학을 해도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으려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특히 설 연휴 직후에는 가정학습을 신청한 학부모들이 많아 등교하는 학생 수가 많이 줄 것으로 보인다.
19세 이하 누적 확진자 18만명 넘어
학부모들의 걱정도 커졌다. 특히 3월 새 학기 시작 전 '중간 개학'하는 학교들은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체 1만1754개 초·중·고교 중 설 연휴를 전후한 4일까지 중간개학을 하는 학교가 2556개교에 달한다. 전체 학교의 약 20% 수준이다. 오는 11일까지 개학하는 학교를 합하면 4730곳으로 늘어난다.
백신 사각지대…"집단감염 우려"
초등 고학년의 백신 접종률도 정체 상태다. 이날 자정 기준 13~15세 소아·청소년 중 2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학생 비율은 64.7%로, 여전히 70%를 넘지 못했다. 특히 만 13세 학생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52.4%에 그친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49)씨는 "어른들도 계속 돌파 감염이 나오는 상황인데, 아이들이라고 다르겠나"라며 "아무리 오미크론 변이가 덜 위험하다고 해도 내 아이가 감염되는 건 싫고, 백신을 맞으면 안전하다는 말에도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개학 연기도 잇따라…맞벌이 부모는 곤혹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학교일상회복지원단 회의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현재 코로나19 우세종이 됐고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1~2월에 등교하는 학교는 단축 수업이나 원격수업 등을 포함해 탄력적으로 학사를 운영해달라"고 당부했다. 그전까지 고수했던 정상등교 원칙에서 한발 뒤로 물러난 셈이다. 교육부는 설 연휴 직후 새로운 학교 방역 지침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방역 지침 등 교육당국의 대응이 늦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맞벌이 학부모인 정씨는 "선제적으로 등교 지침을 변경했다면, 좀 더 여유 있게 도와줄 사람을 구하고 회사 업무 일정도 조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학교나 교육당국이 학부모와 학생을 배려해 대응 속도를 높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