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의 분야별 명의 도움을 받아 ‘건강 이상 징후, 그냥 넘기지 마세요’ 체크리스트 5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강우석 교수의 도움을 받아 뜻밖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귀 질환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자세 바꿨을 때 빙빙 도는 듯한 어지럼증
이석증의 원인은 전정기관(귀의 안쪽에 위치하며 몸의 균형을 감지하는 기관) 안에 존재하는 물질인 이석이 원래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세반고리관 내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때 고개를 회전하면 전정기관이 자극돼 어지럼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석증 치료는 이석 치환술이 대표적이다. 고개의 위치를 바꿔가며 세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전정기관으로 이동시키는 치료법이다. 문제는 이석증이 잘 재발한다는 것인데 재발할 경우 병원을 방문해 이석을 원위치로 이동시키는 치료를 다시 받아야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머리에 충격이 가해지는 행동이나 머리를 급히 젖히는 행동을 삼가고, 잠을 잘 때도 베개는 높은 것을 사용하며 귀가 편안한 쪽으로 눕는 것이 좋다.
심한 어지러움과 구토, 식은 땀 유발된다면
전정신경은 눈의 운동을 조절해 안정된 시야 정보를 얻고 근육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갑자기 한 쪽 귀의 전정신경의 일부 또는 전부가 없어지는 전정신경염이 발생하면 자신도 모르게 몸이 한쪽으로 기울거나 자주 넘어지게 되는 것이다. 원인은 정확히 증명된 바는 없지만 바이러스에 의한 신경염 또는 말초신경에 혈액공급이 저하돼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노인은 근력이 저하되어 있다 보니 근력을 조절하는 전정신경계도 노화되어 전정신경계가 적절히 반응하지 못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몸이 많이 흔들리고 쉽게 넘어지게 된다.
전정 신경염은 여러 가지로 어지럼증을 표현하나 눈을 감고 누워있으면 편해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정 신경염 환자들은 병이 온 쪽이 아닌 건강한 귀 쪽으로 눕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가 머리를 움직이면 어지럼증이 다시 심해진다.
진단은 한쪽으로 향하는 수평방향의 안진(안구 떨림 증상)으로 판단한다. 안진의 방향은 건강한 쪽을 향하게 되고 건강한 쪽을 바라볼 때 안진의 강도는 더욱 세진다. 반대쪽을 바라볼 때는 강도가 약해진다.
다행히 심한 어지럼증은 1주 이내에 70%정도 사라지며 4%만 2주 이상 지속된다. 전정기능의 한 쪽이 감소된 경우 시간이 지나도 그 기능 자체는 돌아오지 않지만 중추신경계에서 전정기능을 강화하는 작용을 통해 어지럼증이 점점 없어지게 된다. 그러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는 병원에 방문하여 적절한 재활운동 방법을 익혀 어지럼증을 감소시킬 필요가 있다. 또 평소 산보나 배드민턴 같은 운동을 꾸준히 하면 전정기능 재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