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박병호·고우석, 임인년 벼르는 호랑이띠 스타들

중앙일보

입력 2022.01.29 09:00

수정 2022.01.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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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호랑이띠 선수의 대표 주자인 키움 이정후. [뉴스1]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검은 호랑이의 해'다. 새 시즌 포효를 준비하는 호랑이띠 프로야구 선수들은 설날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되는 각 팀 스프링캠프에서 본격적인 담금질에 나선다.  
 
지난해 KBO리그 최고 타자였던 1998년생 이정후(24·KT 위즈)는 KBO리그 호랑이띠 선수의 대표 주자다. 그는 지난해 타율 0.360으로 이 부문 1위에 오르면서 '세계 최초 부자(父子) 타격왕'이라는 진기록을 만들었다. 그의 아버지인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가 1994년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타격왕(타율 0.393)에 오른 뒤 27년 만에 아들 이정후가 새 이정표를 세웠다.  
 
이정후는 명실상부한 KBO리그 최정상 타자다. 지난해 출루율 3위(0.438)과 장타율 4위(0.522)도 상위권이었고, 타자의 득점 생산력을 평가하는 조정 득점 창출력(wRC+)은 165.8로 리그 1위를 기록했다. 프로 5시즌 통산 성적이 타율 0.341, 출루율 0.404에 이른다.  
 
데뷔 후 줄곧 탄탄대로를 걸었다. 2017년 넥센(현 키움)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그는 역대 신인 타자 최다 안타(179개) 기록을 세우면서 최우수 신인선수(신인왕)로 뽑혔다. 이후 매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면서 국가대표 주전 외야수로 자리잡았다.  


KBO리그 연차별 최고 연봉 기록도 매년 이정후가 갈아치웠다. 올해 역시 지난해보다 2억원 오른 7억5000만원에 사인하면서 역대 6년차 최고 연봉을 받게 됐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2011년 4억원)이 남긴 종전 기록보다 3억5000만원 많은 금액이다.  
 
이제 소속팀을 넘어 리그의 간판 스타가 된 이정후는 올겨울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입담을 과시하는 스타성까지 뽐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계속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당찬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호랑이띠 이정후의 2022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키움 간판타자로 활약하다 KT로 이적해 새 시즌을 준비하는 박병호. [뉴스1[

 
1986년생 호랑이띠 스타 박병호(36·KT 위즈)는 정든 키움을 떠나 새 유니폼을 입고 첫 시즌을 맞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정후와 한솥밥을 먹으며 '띠동갑 우정'을 다졌지만, 지난 스토브리그에 KT와 3년 최대 30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하고 팀을 옮겼다.  
 
2005년 LG 1차 지명 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병호는 '만년 유망주'에 머물던 2011년 7월 넥센으로 이적한 뒤 KBO리그 대표 홈런 타자로 발돋움했다. 역대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2014년 52개·2015년 53개)을 쳤고, 4년 연속(2012~2015년) 홈런·타점왕을 석권했다. 2016년과 2017년 미국프로야구를 경험한 뒤 2018년 키움으로 돌아와 중심 타선을 지켰다.  
 
지난 두 시즌 성적은 좋지 못했다. 박병호는 2020년 타율 0.223, 홈런 21개, 66타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지난 시즌에도 타율 0.227, 홈런 20개, 76타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통합 우승팀 KT는 박병호가 여전히 경쟁력 있는 거포라고 판단해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박병호는 "2년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는데도 영입 제안을 해준 KT에 고맙다. 책임감을 느낀다. 2년 연속 우승에 힘을 보태고 싶다"며 재도약을 약속했다.  
 

우승에 도전하는 LG의 호랑이띠 마무리 투수 고우석. [뉴스1]

 
우승 후보 LG의 마무리 투수 고우석도 1998년생 호랑이띠다. 강속구 투수인 그는 지난해 평균 시속 152㎞의 빠른 공을 앞세워 63경기에서 1승 5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17을 올렸다. 2019년(35세이브)에 이어 데뷔 후 두 번째로 30세이브 고지를 밟는 성과를 냈다.
 
다만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후반기에 블론세이브 7개 중 5개를 기록한 게 옥에 티로 남았다. 고우석은 "개인 기록을 단순하게 봤을 때는 좋다고 할 수도 있지만, '9월 이후 중요한 상황에서 조금 더 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며 "올해는 시즌 마지막까지 좋은 구속과 무브먼트를 유지하고 싶다. 왼손 타자와의 승부에서도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 외에도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투수 박치국, 롯데 자이언츠 오른손 투수 이승헌과 나균안이 1998년생이다. 불펜 필승조로 활약하던 박치국은 지난해 7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아 올해 후반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강속구 투수인 이승헌은 올해 선발 로테이션 안착을 목표로 삼았고, 나균안은 포수에서 투수로 변신한 지 2년째를 맞이한다.  
 
1986년생 베테랑 선수 중에는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오재일과 이원석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힘을 합친다. 또 다른 1986년생 스타였던 두산 유희관은 올해 초 은퇴를 선언했다. 유니폼을 벗고 새 길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