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이공계열 인재를 양성하고 국가급 미래 과학 프로젝트와 반도체·스마트 제조·화학공학· IT 등 국가 과제 해결 등을 목표로 운영을 시작했다.
천재 소년 선발 과정은 7차례의 엄격한 심사 기준에 따라 선발된다. 필기와 실기, 면접 등의 과정을 거치는데, 최종 면접엔 런정페이 회장이 직접 주도하는 대면 임원급 면접이 실시된다.
이를 통해 선정된 인재들에게는 천재소년이라는 명칭과 억대 연봉의 최고 대우를 보장해왔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천재 소년으로 선발된 인재들은 89만 6000위안~201만 위안 등의 고액 연봉을 보장받아왔다. 우리 돈 약 1억 7천만 원에서 3억 5600만 원 사이다. 지난해까지 선발된 인원은 총 17명으로, 이 가운데 두 명이 최고 대우인 연봉 201만 위안으로 화웨이에 영입됐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압박이 시작되면서 인재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고, 화웨이는 천재소년 모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역시 화웨이는 새로운 천재소년을 뽑았다. 이 학생은 중국 푸단 대학교 정보과학 및 공학을 전공한 린톈(林田)이다. 푸단대학은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린톈은 박사과정을 마친 후 화웨이 무선사업 부문에 합류해 5G 통신 분야에서 계속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 린톈이 화웨이의 눈에 띈 건 2019년 주요 국제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면서부터다. 지속적인 연락 끝에 화웨이는 린톈이 속해있는 연구소와 협력 과학 연구 프로젝트를 설립했고, 그동안 린톈은 화웨이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여름, 린톈은 화웨이 무선사업부에 인턴으로 들어가 구체적인 근무 상황을 파악했다. 실습이 끝난 뒤 부서장은 그에게 화웨이 천재소년을 추천했고, 린톈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총 7단계의 채용 과정을 거친 린톈은 최종적으로 천재소년에 발탁됐다. 지금까지 린톈은 총 13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총 8편의 SCI(과학기술분야) 논문과 EI(엔지니어색인) 수록 논문 5편이다. 린톈은 “논문은 모두 과학 연구 과정의 '부산물'이다. 박사과정을 하면서 정말로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자유롭게, 끊임없이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린톈의 계약 연봉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린톈 외에 '천재소년'에 발탁된 두 청년이 있다. 바로 러시아 학생들이다.
현재 화웨이는 러시아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니즈니노브고로드, 노보시비르스크 등에 연구개발센터를 두고 있다. 현재 연구개발 부서에 약 1천 명의 인력을 두고 있으며 화웨이의 훙멍 운영체제와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화웨이는 오는 2024년까지 1천 명의 엔지니어를 추가로 고용할 예정이며, 러시아는 유럽, 북미에 이어 화웨이의 세 번째로 큰 해외 R&D 센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의 내부 임직원 커뮤니티인 화웨이신셩셔취(华为心声社区)에 따르면 화웨이가 최근 러시아 상위 대학인 노브고로드 주립대학교의 학생인 발레리아 랴브치코바(Valeria Ryabchikova)와 일리야 클리우스토프(Ilya Khlyustov)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랴브치코바 학생은 2021년 10월, 44회 ICPC대회 글로벌 결승에서 문제를 해결한 유일한 팀이 되었고 챔피언십 우승을 거머쥐게 됐다. 클리우스토프는 45회 ICPC 결승전에 진출했으며 오는 11월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발레리아 랴브치코바는 지난해 12월 지능형 컴퓨팅 기술 연구소에 합류해 현재까지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리야 클리우스토프는 “화웨이가 단순 IT 기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연구 기관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강한 관심을 갖게 됐다. 화웨이에서 일함으로써 기술 개발 프로세스 연구를 지속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강한 포부를 내보였다.
화웨이에 따르면 두 학생은 화웨이 노브고로드 연구소 합류해 지능형 컴퓨팅 애플리케이션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선임 엔지니어로 근무하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미국 델오로 그룹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화웨이는 세계 통신 장비 시장에서 2015년 이후 6년째 1위 자리에 우뚝 섰다. 가격경쟁과 탄탄한 기술력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여전히 인재를 집중 투입해 돌파구를 만들고 탄탄한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과감한 도전을 하고 있다. 런정페이의 과감하면서도 파격적인 프로젝트, '천재소년 프로젝트'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주목할 만한 시점이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