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업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밀키트를 비롯한 간편식 소비가 늘고 있어서다.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2700억원에서 2020년 4조 원대로 커졌고, 올해는 5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냥 먹거나 데우기만 하면 되는 ‘즉석조리식품’과 알맞게 들어있는 식재료를 간단히 조리하는 ‘밀키트’ 등을 가정간편식으로 분류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간편식은 ‘외식’도 대체하고 있다. 전국 유명 식당들과 손잡고 내놓은 레스토랑 간편식(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이 새로운 성장 품목으로 떠오른 것이다. 롯데마트의 ‘송추가마골 LA꽃갈비’, 홈플러스의 ‘매드포갈릭’과 ‘오발탄’ 간편식들,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원할머니 보쌈족발’, GS25의 ‘부대찌개 정식 도시락’ ‘봉골레 칼국수’, CJ프레시웨이의 ‘봉추찜닭’ 등이 대표적이다.
호텔 업계에선 롯데호텔이 지난해 12월 호텔 레스토랑 요리법을 담은 밀키트 ‘롯데호텔 1979’를 출시했다. 조선호텔의 경우 최근 한·중·일식 등 각 분야 셰프의 요리법을 담은 제품을 내놨고, 호텔신라는 오는 설을 앞두고 처음으로 ‘프리미엄 떡갈비 밀키트’를 명절 선물세트로 출시했다.
삼성전자도 식품업계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전자레인지·에어프라이어·그릴 등이 결합한 조리기기인 ‘비스포크 큐커’를 출시하면서 프레시지·오뚜기·테이스티나인·호텔신라·CJ제일제당 등과 함께 전용 밀키트 메뉴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 장기화, 요리·셰프 콘텐트 확산, 구매 채널 간편화 등에 따라 가정간편식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리가 일종의 향수라면 매 끼니를 챙기는 것은 생활이고 현실”이라며 “간편식이라는 편의성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원재료를 사서 요리하는 데 시간과 힘을 투자하는 과거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간편식 정보를 공유하는 것 역시 사회적 욕구를 해소하는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