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김 본부장은 당사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3·9 대선을 50일 앞둔 지난 18일 그는 기자회견을 자처해 “저부터 캠프에서 숙박하며 더 빠르고 치열하고 절박하게 뛸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곤 당사 5층 총무본부장실에 간이침대와 이불 몇장, 전기요를 마련했다. 그날부터 25일까지 일주일째 그는 이곳에서 밤마다 잠을 청하고 있다.
하지만 편안하게 눈을 붙이는 날은 많지 않다고 한다. 선대위에서 최종 결재 권한을 가진 총무본부장이자, 당의 사무를 책임지는 사무총장을 겸하는 그의 위치 때문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지난 24일에도 김 본부장이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당사로 들어와서는 오후 9시부터 본부장급 회의를 주재했다”며 “대선일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계속 달릴 것 같은 기세”라고 전했다.
‘야전침대’ 경쟁의 촉발은 이준석…與 “반드시 40일간 당사에서 재우겠다”
그러자 민주당 강성 당원들은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이준석도 결기를 보이는데 우리 지도부는 뭐하냐”는 비난 문자를 쏟아냈다고 한다. 이에 민주당에선 대응책으로 송영길 대표가 당사에서 생활하며 ‘맞불’을 놓는 방안이 검토됐다. 하지만 그가 다리 부상으로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탓에 김 본부장이 총대를 멘 것이라고 한다. 민주당에선 2012년 18대 대선 당시 홍영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이, 2017년 19대 대선 당시 송영길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당사에서 지냈던 사례도 있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에선 이 대표를 향해 격앙된 반응이 터져나왔다. 이 대표가 정작 국민의힘 당사에서의 숙식을 시작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기 때문이다. 가장 격렬한 반응을 보인 이는 김 본부장이었다. 그는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2차 가출 후 돌아오셔서 ‘국민의힘 당사에 숙식하면서 김무성 선배님의 뒤를 잇겠다’고 했는데 14일이 지났다”며 “당사 야전 침대에서 숙식 잘하고 계시죠?”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 23일 심야 페이스북에 “이준석=양치기 소년”이라는 비난 글도 썼다. 민주당 선대위 인사는 “김 본부장이 ‘이준석의 거짓말에 속았다. 대선일까지 남은 40여일간 그가 당사에서 지내도록 할 것’이라는 결기를 내비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대표실 인사는 “당사가 협소해 이 대표가 지낼 공간을 조정 중이다. 설 연휴 이후에는 이 대표가 당사에서 지낼 것”이라며 “민주당이 괜한 트집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