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타워 안 짓자 뿔난 부산시…“롯데백화점 임시사용 연장없다”엄포

중앙일보

입력 2022.01.19 17:09

수정 2022.01.1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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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롯데그룹이 발표된 부산 롯데타워 조감도. 이 타워에는 전망대와 공중수목원 등이 계획됐다. 롯데그룹

부산시가 롯데타워 건립에 무성의한 롯데그룹에 백화점 등의 임시사용 승인을 더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롯데 측은 “롯데타워 건립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왜 기자회견을 열어 압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김필한 부산시 건축주택국장은 19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롯데타워 건립과 관련한 부산시 방침을 발표했다. 그는 “오는 5월 31일로 끝나는 중구 중앙동 롯데백화점과 아쿠아몰·엔터테인먼트 동 등 3개 동의 임시사용 승인 기간을 더는 연장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롯데 측이 롯데타워를 건립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타워 건립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부산 중구 중앙동 옛 부산시청사 자리에 들어선 롯데백화점. 백화점 앞에 기초공사만 한 뒤 공사가 중단된 롯데타워 자리가 보인다. 송봉근 기자

 
롯데타워 건립 문제는 2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롯데그룹은 2000년 1월 중앙동 옛 부산시청사 부지에 107층(428m) 롯데 타워와 함께 백화점(지하 8층 지상 11층)과 아쿠아몰(지하 8층 지상 13층), 엔터테인먼트동(지하 8층 지상 12층)의 건축허가를 받았다. 이어 2001년 1월 공사에 들어가 2009년 12월 롯데타워를 제외한 3개 동 건물을 완공했다. 
 
롯데 그룹 측은 롯데타워의 경우 기초공사만 완료한 채 공사를 중단하고 백화점 등 3개 동 건물은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지금까지 12년째 사용 중이다. 


하지만 롯데타워를 건립하지 않아 비판여론이 일자 롯데그룹은 2019년 1월 애초 건립하기로 한 107층 대신 지상 56층(300m) 높이의 전망대와 공중수목원을 갖춘 타워를 2023년까지 건립하겠다고 다시 발표했다. 이 계획을 놓고 2020년 9월 부산시 경관위원회 심의가 진행되고, 롯데 측과 부산시가 보완 건립계획안 등을 놓고 실무협의를 했다.   

옛 부산시청사 자리에 건립된 롯데백화점과 롯데타워 자리. 자료:부산시

보완 계획안은 롯데 측이 일본 쿠마켄코 건축가에게 맡겨 건축디자인을 한 뒤 오는 5~7월 경관심의를 하고, 10월경 건축허가 설계변경을 신청해 내년 상반기 공사에 들어가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부산시는 롯데 측과 실무협의를 한 결과 롯데 측 수뇌부의 진정성 있는 사업 추진 의사를 전달받지 못해 사업추진 의지와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임시사용 승인 기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이런 입장은 부산시장 참모진이 결정하고 박형준 시장이 공감해 발표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1월 발표된 부산 롯데타워 조감도. [롯데그룹]

롯데 측은 반발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협의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왜 기자회견을 열어 압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롯데타워 정상 건립을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부산시와 5차례 실무협의를 거치는 등 긴밀한 협의를 거쳐 3월 중 공사 재개하는 것으로 협의 완료했다”며 “4~5월 중 경관심의에 이어 구조·안전 심의 등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착공하면 2026년 타워를 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