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그만해주세요" 가수 김필도 뿔나게 한 '허경영 전화'

중앙일보

입력 2022.01.17 09:31

수정 2022.01.1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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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NS 캡처

가수 김필이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 후보의 투표 독려 전화에 “제발 전화 그만해달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16일 김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02’ 지역번호로 시작하는 한 번호와의 통화 기록을 캡처해 게재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발 전화 그만해주세요.후보님...”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공개한 전화번호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후보의 투표 독려용 번호다.
 
이른바 ‘허경영 전화’로 불리는 이 투표 독려 전화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다. 허 후보 측은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안녕하십니까. 허경영 대통령 후보입니다”로 시작하는 10초가량의 투표 독려전화를 불특정 국민들에게 돌리고 있다. 개인 휴대전화부터 병원 응급실까지 전화가 가고있다. 전화번호는 서울 지역번호인 ‘02’로 시작한다.

이성철 기자 =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후보가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국가혁명당 중앙당사에서 2022년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작년 12월 말에는 수험생들을 분노케 했다. 당시 대학들이 수시모집 충원합격자를 발표하고 최종등록을 안내하고 있는데, 허 후보의 과도한 투표독려전화로 인해 혼란을 겪은 수험생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02’로 시작하는 전화를 기다렸던 서울권대학 지원자들은 온라인에서 “몇초간 냉탕·온탕 왔다갔다 한 기분이다” ”마음 다 정리했는데 허경영전화가 속 다 뒤집어놨다” ”추가합격전화못 받으면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 고소하고 싶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허경영 전화’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공직선거법은 “누구든지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를 할 수 있다”(58조 2)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 후보가 자신을 지지해달라는 말을 하지 않는 한 법 위반이 아니다.
 
일각에선 개인정보 침해 논란도 일고있지만, 이도 해당사항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허 후보 측이 특정 개인의 전화번호를 확보해 전화한 게 아니라, 전문업체에 의뢰해 임의로 번호를 추출한 뒤 무작위로 전화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허경영 전화’는 용역업체를 통해 여론조사 방식처럼 임의로 전화번호를 추출, 무작위로 전화를 거는 방식이다. 전화 1200만통을 성사시킬 경우 1억2000만원가량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