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등 통해 6명 중 4명 작업 투입 파악"
광주경찰청 수사본부 관계자는 1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날 광주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장에서 아파트 외벽이 붕괴하면서 연락이 두절된 작업자 6명 중 4명이 가족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사고 당일 실제 작업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1명은 워낙 떠돌이에다 외톨이 생활을 했던 분이고, 다른 1명은 사고 이틀 전 전화했는데 확인이 안 된다고 한다"고 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구조 진단을 마치는 대로 시공사와 하도급 업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콘크리트 타설 작업 과정을 알 수 있는 작업일지 등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 "압수수색 통해 작업일지 확보 예정"
이번 사고는 전날 오후 3시47분쯤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23~38층 외벽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아파트 외벽에서 떨어진 잔해가 인근 주차장을 덮쳐 차량 20여 대가 파손되거나 매몰됐다. 소방당국은 도로변 지상 컨테이너 등에 갇혀 있던 3명을 구조하고, 1층에서 잔해물에 맞은 1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공사에 참여한 22개 하청업체 노동자 394명 중 사고 당일 388명의 소재는 파악했으나, 나머지 6명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실종자 가족 "오전까지 통화…생사 알 수 없어 불안"
경찰이 실종된 6명의 휴대전화 위치를 조회한 결과 5명의 휴대전화는 아파트 공사 현장 인근에, 1명은 공사 현장에서 떨어진 쌍촌동 인근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휴대전화 위치 조회는 2㎞ 반경으로 반응한다"고 했다.
붕괴 사고 이후 연락이 두절된 노동자 1명이 사고 당일 공사 현장에 출근했다는 가족의 증언도 나왔다. 실종자 가족 A씨는 전날 중앙일보와 만나 "(실종자가) 오늘 아침에 출근한 뒤 오전까지 통화도 했었다"며 "출근했는데 생사도 알 수 없어 불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수색 재개 위한 안전 점검 시작…드론 2대 활용
광주시와 소방당국은 12일 오전 국토안전관리원과 건설사, 외부 전문가 등을 사고 현장에 투입해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 드론 2대 등을 투입하고, 진단 결과 수색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구조대가 실종자 수색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사고 현장 인근 임시 천막에 있던 실종자 가족 일부는 "가족은 왜 현장 근처에 못 가게 하느냐", "수색을 속히 재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항의하기도 했다.
유병규 현산 대표 "깊이 사죄"…실종자 가족 "발표 몰랐다"
이에 대해 실종자 가족들은 "현대산업개발이 사과 발표를 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리지 않아 전혀 몰랐다"며 "진정성 없는 사과"라고 반발했다.
한편 광주시는 이날 붕괴 사고가 발생한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을 포함해 현대산업개발의 모든 건축·건설 현장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대검찰청도 이날 광주 붕괴 사고와 관련해 "광주지방검찰청·광주지방경찰청·광주지방고용노동청을 중심으로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