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공립초에서 사립초로 전학한 학생(전입생) 수는 904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2019년에는 788명, 2018년에는 717명이 사립초로 전입했다.
반대로 서울 사립초에서 다른 곳으로 간 학생(전출생) 수는 100명 이상 줄었다. 보통 사립초는 이사·유학을 가거나 높은 학비·부적응 등의 문제로 적지 않은 학생이 이탈한다. 2018~2019년에는 사립초에서 연평균 1650여명이 전출했다. 하지만 2020년 전출생은 1533명으로 다른 해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올해 사립초 입학 경쟁률, 2019년 대비 5배 증가
실제로 2020년 사립초의 평균 등교 수업 일수는 4.2일로 공립초(1.9일)의 두 배가 넘었다. 학생용 노트북·태블릿 등 컴퓨터 보유 현황도 2021년 기준 사립초는 전체 학생 수의 36.4%에 해당하는 숫자만큼의 기기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공립초는 전체 학생 대비 24.2%만큼의 기기를 갖추고 있다. 학생별 맞춤 수업이 이뤄지는 수준별 교실도 사립초는 전체 교실 대비 3.2% 수준으로 갖춰진 반면, 공립초는 0.8%로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사립초 인기, 공교육 불신 한 몫"
서울의 한 사립초 교장은 “사립초는 오롯이 학부모들의 등록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공립초에 비해 학생 한명 한명에게 더 집중하게 되고, 학부모의 요구나 건의사항을 훨씬 적극적으로 수용하게 된다”며 “대면이 어려워진 코로나19 상황에서 좀 더 적극적이고 빠르게 대처하는 사립초의 교육 시스템에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공교육 불신을 해소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황보승희 의원은 “사립초 인기가 올라가는 원인은 코로나19로 커진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라며 “교육 격차가 더 벌어지기 전에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기초학력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