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신세계는 전날보다 2.58% 오른 23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7% 가까이 하락했던 전날에 비하면 오름세로 돌아섰다. 반면 이마트는 전날 대비 1.48% 하락한 14만6500원에 마감했다. 이밖에 신세계I&C(-2.72%), 신세계(-2.43%)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는 하락세를 끊어내지 못했다.
특히 전날 신세계 주가가 6% 이상 급락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컸던 지난 2020년 8월 18일(-8.7%)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이날 신세계인터내셔널(-5.34%), 신세계 I&C(-3.16%), 신세계푸드(-2.13%) 등 신세계 그룹주는 일제히 하락하며 하루 사이 약 2400억원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신세계 그룹주 하락은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해석이다.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널 등의 경우 중국 사업과도 연관돼 있어서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멸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지난 2일에는 숙취해소제 사진을 올리며 "새해에는 이거 먹고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멸공!"이라는 글을 올렸다.
정 부회장의 멸공 이슈는 정치권으로 전선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정 부회장을 "윤석열 수준"이라며 비판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바로 이마트에서 장을 보며 응수했다.
정 부회장은 멸공 발언은 '중국과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으나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여권 지지층 사이 스타벅스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이마트가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분 67.5%를 보유한 최대주주기 때문이다.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개인 SNS에 “앞으로 스타벅스 커피는 마시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이마트, 신세계, 스타벅스에 가지 맙시다”라며 불매운동 참여를 독려했다.
또 북한이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발사한 기사 내용을 캡처해 올리며 'OO'이라고 썼다. '멸공'이라는 단어를 직접 쓰는 대신 'OO'이라고 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의 발언을 지지하는 움직임도 있다. 1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신세계 불매 운동에 반대해 오히려 ‘돈쭐(돈과 혼쭐의 합성어로 특정 가게의 물건을 많이 소비해 지지하는 것)’내주겠다는 주장과 함께 ‘바이콧’ 이미지도 퍼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개인 SNS에 “멸공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안 든다고 낱말을 사용할 타인의 권리를 빼앗아도 되느냐”며 “너희들이 대중가요 검열하던 박정희, 전두환이랑 뭐가 달라?”라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