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이 지났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 모두 대선을 앞두고 봉합은커녕 갈라진 골을 더 벌리기만 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오후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를 올린 이후 또래로 구성된 갖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글이 화제가 됐다. 안 읽은 메시지가 금세 100개를 넘겼다. 윤 후보의 페이스북엔 40분 만에 댓글 1000개가 달렸고, 지금은 1만개가 넘는다. 인터넷 댓글뿐 아니라 또래 2030 남성이 참여한 단톡방에도 지지 의견이 압도적이다. 청년 남성의 지지를 받는 게 목적이었다면, 성공이다.
8일 만난 93년생 여사친(여자사람친구) A가 윤 후보 이야기를 꺼냈다. “이대녀는 유권자가 아닌 것 같다”면서다. 이대남의 반대편엔 분명 이대녀가 있다. 지난해 통계로 따져보면 20대 남성이 여성보다 약 33만명(10%) 더 많다지만, 대략 인구 절반은 여성이다.
투표율은 댓글 비율과 다르다. 지난 19대 대선의 성별 투표율을 비교해보면 20대 초반에서 여성(79.1%)이 남성(75.4%)보다 투표율이 높았다. 20대 후반은 여성이 7.9%포인트 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30대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5%포인트 이상 더 투표했다. 지난주 트위터에서는 ‘#반페미니즘은 청년의 목소리가 아니다’ ‘#빼앗긴 여성의 목소리를 되찾자’는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졌다. 여성유권자 단체인 ‘샤우트 아웃’이 주도한 운동에 여성들이 참여하면서 이 해시태그는 이날 5560회 이상 공유됐다. 젠더를 선거에 이용하지 말라는 절규다.
전 세계 97개국엔 여성 또는 성 평등을 위한 장관급 부처가 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가정폭력으로 검거된 인원은 연평균 5만명이 넘는다. 79%가 남성이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는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올해 여가부에 배정된 예산(1조4650억원)은 전체 정부 예산의 0.2%다. 이게 그렇게 중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