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인수 건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에디슨모터스가 ‘경영 참여’ 이슈를 문제삼으며 철수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최종 인수와 기업 정상화까지 갈 길이 먼데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지는 모양새다.
에디슨의 으름장 “인수 철회도 불사”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지난해 10월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오는 10일 본계약을 앞두고 상황은 꼬이고 있다. 전체 인수대금 3048억원 중 1050억원을 대겠다고 나선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가 투자 결정을 철회해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린 데다, 에디슨모터스는 본계약서에 ‘경영 관여’ 명시 여부를 두고 쌍용차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서다.
강 대표는 “키스톤PE가 빠져도 나머지 사모펀드인 KCGI와 다른 투자자들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며 “10일 본계약 체결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그러나 본계약 체결 후 쌍용차에 투입될 예정인 500억원 운영자금을 두고는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그는 “쌍용차의 요청으로 500억원을 대여해주는데 사용처 등에 관여하지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 이걸 (쌍용차 측이) 경영간섭이라고 몰아세우고 있다”며 쌍용차 측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쌍용차 경영진이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인수해봐야 어떻게 경영하겠나. 인수 안 해도 그만”이라고도 했다.
쌍용차 “법정관리 중…에디슨 개입 불가”
에디슨모터스는 오는 10일까지 쌍용차 인수대금의 10%(약 305억원)를 계약금으로 납입하고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본계약 체결이 연기되거나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시장에서는 에디슨모터스의 인수 능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쌍용차를 인수하려면 인수자금(약 3048억원) 외에도 1조원이 넘는 운영자금이 필요한데 에디슨모터스가 과연 자금 조달 능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의 평택 공장을 담보로 산업은행에서 돈을 빌리려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평택 공장용지를 용도 변경해 아파트를 짓고, 이 돈으로 회사를 정상화하겠다는 구상안에도 제동이 걸렸다.
“자금 조달·주식 ‘먹튀’ 논란에 신뢰성 잃어”
익명을 원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인수한 상장사 에디슨EV(옛 쎄미시스코)에서 최근 주식 ‘먹튀’ 논란까지 벌어졌다”며 “단기 차익을 노리고 뛰어든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도 나온다”고 전했다.
회사 내부에서도 동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쌍용차 새노동조합은 소식지를 통해 “공장 이전을 통한 부동산 개발은 에디슨모터스가 인수하더라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이전은 노사 간 단체협약에 따른 합의 사항이다. 노조 합의 없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날 에디슨EV 대주주의 주식 처분에 대해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에디슨EV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추진으로 지난해 주가가 급등했다. 이 과정에서 디엠에이치 등 대주주 투자조합이 주식을 대부분 처분하고 차익 시현에 나서면서 ‘먹튀’ 논란이 제기된 상황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에디슨EV는 쌍용차 인수 이슈 때부터 주가가 많이 움직여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종목”이라며 “특히 투자조합은 투자 주체가 불분명하고 불투명해 (불공정거래 행위에) 많이 쓰는 수법이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에디슨EV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차질 우려 등으로 18.56% 급락한 1만8650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