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코로나19(COVID-19) 시기 중학교 수학 학습격차 실태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중학교 2~3학년 학년 상승에 따른 수학 성적의 표준편차 차이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2배 이상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표준편차가 클수록 학습격차도 벌어졌다고 볼 수 있다.
중2보다 중3 학습격차 커…코로나19 이후 더 심화
조사 결과 코로나19 시기 이전인 2016~2017년, 2017~2018년, 2018~2019년에는 3학년 2학기 수학 성적의 표준편차가 전년도 2학년 2학기와 비교해 2.05~2.17점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2학년보다는 중학교 3학년의 학습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포기자' 등 학습 결손자가 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기별로 봤을 때 학습격차는 점점 개선되는 추세였다. 2016년 2학년 2학기와 2017년 3학년 2학기 사이 수학 성적의 표준편차 증가값은 2.17점이었는데, 2018년 2학년 2학기와 2019년 3학년 2학기 사이 표준편차 증가값은 2.05점으로 낮아졌다. 수도권도 같은 기간 표준편차 증가값이 2.43점에서 2.02점으로 줄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 시기를 거치면서 이런 흐름이 반전 됐다. 2019년 2학년 2학기에 비해 2020년 3학년 2학기의 수학 성적 표준편차가 4.28점이나 늘어나,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시기에 학습격차 구조 개선 흐름이 중단됐고, 학습격차 확대 폭은 대폭 커졌다"며 "원격수업 실시로 학습격차가 크게 확대됐다는 교사들의 판단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밝혔다.
"수업 혁신, 원격수업 때문에 과거로 돌아간 느낌"
또 다른 교사들은 "낙인 효과 문제로 학교에서는 학습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맞춤형으로 하기 어렵다"며 "학습 취약계층 학부모들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오히려 사교육으로 대응하려 한다"고 밝혔다. 지나치게 압축적이고 문제풀이 위주인 수학 교과서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연구진은 보고서를 통해 수학의 학습결손과 학습격차가 장기간에 걸쳐 지속되면 이를 보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뿐 아니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책임자인 평가원 교수학습연구실 정연준 연구원은 "학습취약계층의 특성을 반영해 학교의 범위를 넘어서 지방자치단체와 복지기관이 협력하는 다양한 학습지원 프로그램 운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또 문제풀이가 아니라 수학적 개념과 원리를 탐구하는 학습 활동을 강화해,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