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전국에 이미 퍼졌다…감염경로 모르는 감염 확산

중앙일보

입력 2021.12.26 18:08

수정 2021.12.2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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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발생한 22일 오후 대구스타디움 동편 주차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청소년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는 동안 보호자가 밖에서 걱정스레 지켜보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사회 내 전파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오미크론 감염자도 늘고 있다.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33명 늘어 누적 376명이 됐다. 신규 감염자 중 10명은 지역사회 내 전파 사례다. 나머지 23명은 해외유입이다. 하루 전(25일 0시 기준)에는 무려 81명의 신규 오미크론 신규 감염자가 나왔고, 이중 40명이 지역사회 안에서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틀 사이 114명이나 쏟아져 나온 것이다. 현재까지 오미크론 누적 감염자는 376명인데 이중 30%가 이틀쌔 확진됐다.
 
지역사회 감염의 상당수는 전북 익산시 내 A유치원 관련이다. 부안 어린이집·정읍 어린이집까지 묶인 감염집단(클러스터)이다. 25~26일에도 이 클러스터에서 28명이 새로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이곳에서만 48명이 감염됐고,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역학적으로 연관된 코로나19 환자가 90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강원 원주시 내 식당 집단감염 사례도 심상치 않다. 지표환자와 접촉자 등이 다녀간 식당 3곳·노래방 한 곳을 중심으로 n전파가 진행 중이다. 주말 사이 감염자 6명이 추가됐다. 누적 감염자는 9명, 이들과 역학적으로 연관된 코로나19 환자 7명에 대한 변이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전북 익산지역에서 첫 오미크론 확진이 확인된 21일 전북 익산시 A유치원의 모습. 뉴스1

 

전국 16개 시·도로 확산 

오미크론이 이미 지역사회에 퍼져 있을 것으로 의심된다. 앞선 전북 익산 어린이집, 강원 원주 식당의 경우 정부·지자체의 방역망 안에서 관리 중이긴 하나 지표환자인 최초 감염자의 감염경로가 불분명해 불안한 상황이다. 더욱이 아예 방역망과 동떨어진 감염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발생 초기엔 해외 입국자 발(發) 지역사회 전파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이후 선행 감염자로 인한 지역사회 전파가 이뤄지더니 지난 24일 경남 거제에선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인 감염자가 확인된 것이다. 전날(25일)에도 광주(2명)와 대전·전북(각 1명)에서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속출했다. 


이미 전국적으로 퍼졌다. 충남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오미크론 감염자가 신고됐다. 정부 관계자는 “(전날 확인된) 광주·대전·전북의 경우 국내 산발사례로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세에 일상회복을 멈추고 고강도 거리두기 방침을 공식화한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곱창집에서 식당 관계자가 저녁 장사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 오미크론 환자 확 늘어날 듯 

오미크론은 앞으로 한두 달 내 국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는 델타가 우세종이다. 방대본은 매주 월요일 변이 검출률 자료를 낸다. 오미크론 검출률이 지난주(1.7%)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델타 때와 비교하면, 3배 정도 빠른 속도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오미크론은 지난 1일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당시 감염자 5명이었다. 6일 12명으로 늘더니 13일(114명)→20일(178명)→26일(376명)으로 가팔라졌다. 30일부터는 오미크론 감염여부를 3~4시간 안에 판별하는 게 가능해지는 만큼 확진자는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시 주춤해지는 분위기라는 점이다. 지난 20~26일간 하루 평균 지역사회 발생환자는 5982.7명이었다. 지난 13~19일간 평균 6797명에서 12% 줄었다. 하지만 오미크론이 점차 우세종이 될수록 확산세가 커질 수 있다. 거리두기가 장기화될 수 있단 의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거리두기 효과가 떨어질 경우 내년 1월 말 최대 84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22일 전망치를 내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미크론이 나온 뒤) 한동안 코로나와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일상을 회복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삶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