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역·청담역 상권 뜨고, 반려동물 숍·카페 늘었다.”
올 한해 오프라인 상권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인한 ‘펜트업(보상) 소비’가 늘면서 고가 매장과 병원이 즐비한 서울 압구정역·청담역 상권이 부상한 반면, 재택근무 증가와 관광객 감소 여파로 전통 상권의 강자였던 삼성역과 명동역 상권은 매출이 부진했다.
압구정역 상권, 2012년 이후 첫 매출 1위
압구정역 상권은 유동 인구가 일평균 23만 명으로 전국 31위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유동 인구당 매출액이 약 5만9000원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SKT 측 관계자는 “명품 매장·고급 레스토랑·병원이 많은 압구정역 상권이 코로나 19로 내수 소비가 고급화되는 현상의 수혜 지역이 됐다”고 분석했다.
청담역 인근 상권도 2019년 120위권에서 올해 59위로 껑충 뛰면서 코로나 19 이후 매출 순위가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나타났다. 청담역 상권 유동 인구는 3만3000 명으로 100대 상권 중 가장 적다. 그러나 명품매장과 고급 스튜디오, 병원이 많아 유동 인구당 매출(약 3만3000원)이 높게 나타났다.
건대입구 63위→97위, 명동 58위→91위
100대 상권 중 코로나 19 전후로 가장 큰 순위 하락을 겪은 곳은 건대입구역 상권(2019년 63위 → 2021년 97위)과 명동역 상권(2019년 58위 → 2021년 9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관광객의 방문이 많았던 명동 상권의 경우 코로나 19로 인해 여행이 제한되면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명동의 2019년 외국인 방문객 수는 하루 3000명에서 150여 명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내국인 하루 유동인구 숫자도 18만 명에서 13만8000 명으로 2년 새 약 25%가 감소했다.
삼성역 상권도 매출 순위가 2년 새 9계단 하락했다. 올해 하루 평균 유동 인구는 32만2000명으로 2019년에 비해 13% 줄었다. SKT 측은 “재택근무의 증가가 주변 상권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며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하는 오프라인 전시가 활발히 열리지 못한 영향도 크다”고 분석했다.
반려동물 숍·카페 가장 많이 늘어
다만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신생 매장이 가장 많이 들어선 업종은 반려동물 숍과 카페다. 반려동물 숍은 2019년 8500개에서 현재 1만1500개로 2년간 약 34% 증가했다. 카페도 같은 기간 8만3500개에서 10만5000개로 26.3% 증가했다. SKT 측은 “코로나 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늘어난 데다 비대면·원격근무가 확대되면서 카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최근 2년간 감소율이 가장 큰 업종은 어린이집·유치원 등 유아교육(-13.7%), 퓨전요리 식당(-7.5%), 유흥주점(-6.0%) 등이었다.
장홍성 SKT 광고·데이터 CO 담당은 “빅데이터를 통해 코로나 19 전후 대한민국 상권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분석 결과가 경제·사회 현상 분석과 정책 수립 등에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