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대학과 영국 브리스틀대학,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등 국제연구팀은 최근 국제 과학 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한 논문에서 중국의 디클로로메탄 배출 추세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디클로로메탄은 메탄(CH4) 분자에서 수소 2개 대신에 염소 원자가 결합한 것(CH2Cl2)으로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 물질은 대기 중에 수명이 6개월 미만으로 짧은 할로겐 함유 물질(very short-lived halogenated substances, VSLS)로 분류돼 오존층 파괴 물질을 규제하는 몬트리올 의정서에서는 규제하지 않고 있다.
디클로로메탄은 접착제나 청소용 용매로 사용되며, 수소불화탄소(HFC) 생산 원료로도 사용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북반구 대기 중에는 디클로로메탄 농도가 2011~2019년 사이 연평균 2.29ppt씩, 남반구에서는 0.71ppt씩 증가했다. ppt는 1조(兆)분의 1을 의미하는데, 1ppm(100만 분의 1)의 100만분의 1이기도 하다.
전 세계 디클로로메탄의 연간 배출량은 2011년에 683 Gg(기가그램, 10억g), 즉 68만3000톤이었고, 2019년에는 1038 Gg을 배출해 8년 사이에 355Gg이 추가됐다.
같은 기간 중국의 디클로로메탄 배출량은 231 Gg에서 628 Gg으로 397 Gg이 늘면서 전 세계 배출량의 60%를 차지했다.
또, 북미·유럽 등지에서 배출량이 감소했지만, 인도에서 배출량이 늘어나면서 감축 효과를 상쇄한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중국에서는 특히, 양쯔강 삼각주 지역에서 많이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서는 중국 전체 배출량의 최대 30%를 차지했다.
또. 산둥과 허베이 지역에서 중국 전체 배출량의 최대 20%를 배출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팀은 "디클로로메탄처럼 수명이 짧은 오존층 파괴물질이 성층권 염소(Cl)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에는 50%까지 증가하면서 오존층 파괴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디클로로메탄 배출량이 2019년 수준을 유지한다면, 디클로로메탄 배출이 없는 시나리오에 비해 남극 오존 구멍 회복이 5년 정도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정부도 대기오염 차원에서 공장의 디클로로메탄 배출 농도를 규제하고 있고, 접착제 용도 등에서 대체물질이 등장하면서 업계의 공급 과잉과 낮은 이윤 등으로 인해 디클로로메탄이 더는 빠르게 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연구팀은 또 "동아시아와 남아시아의 배출되는 디클로로메탄은 아시아 몬순(계절풍) 순환으로 인해 세계 다른 지역에서 배출되는 것보다 더 빨리 성층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으므로 다른 지역에서 배출한 것보다 성층권 오존에 더 큰 위협이 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