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13일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년도 투자계획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 기업의 절반은 내년도 투자 계획이 없거나(9%),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41%)고 답했다. 내년 투자 계획을 세운 기업의 63%는 내년 투자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31%, 줄이겠다는 기업은 6%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매긴 국내 투자 환경 점수는 100점 만점에 66점이었다. 기업들은 고용·노동 규제(35%)가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는 대표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내년도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는 응답 기업의 절반 넘는 곳(53%)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 비용 부담 증가를 지적했다. 글로벌 공급망 훼손에 따른 생산 차질(18%),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 불안 우려(18%), 가계 부채 등 국내 금융 불안(18%) 등을 문제로 지적됐다.
반면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글로벌 소비 회복(44%)과 반도체·2차전지 등 신성장 분야 경쟁력 우위(32%), 글로벌 교역량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20%) 등은 내년도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답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내년에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원자재 가격 상승 장기화,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경영 불안 요소가 여전히 산적해 있어 기업들이 섣불리 투자를 확대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등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