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에 찬 스마트밴드 진동이 울리며 알람이 떴다. 설정해놓은 하루치 목표 걸음수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기자는 서울시의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인 '온서울 건강온'에 3일째 참여 중이다. 오세훈 시장의 선거 공약인 이 사업은 서울시민들에게 무료로 스마트밴드를 공급하고 건강관리를 해주는 게 골자로, 올해 예산 44억이 투입됐다.
된다: 걸음수·심박수·산소포화도 측정
‘온서울건강온’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기기와 연동했다. 밴드를 몇 번 터치하는 것만으로 산소포화도와 심박수, 걸음수와 거리·시간, 소모 칼로리를 간편하게 측정 가능했다. 걸음수 등은 어플로 정보를 전송할 수 있으며, 다른 사용자와 ‘랭킹’을 비교하는 재미도 즐길 수 있다.
안된다: 인바디 측정·혈압·혈당
“현재는 자세한 체성분이나 혈압, 혈당 등을 측정하는 기능은 들어있지 않다. 서울시가 스마트밴드 업체 측에 이 부분 기능을 빼고 구현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직 시범사업 단계이기 때문에 좀 더 전문적인 측정이 필요하거나 의료문제로 번질 수가 있는 기능을 제외시킨 것이다. 또 제품별로 측정기능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예컨대 수면의 질을 측정해주는 모델도 있다) 공통 항목만 온서울과 연동되도록 설계했다.”
결국 내 몸상태를 스마트밴드로 매일 진단할 수 있다는 기대는 너무 앞서나간 것이었다. 이에 실망한 사용자들이 “만보계와 다를 게 무엇이냐“라는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다만 서울시는 점차 연동가능한 기기를 넓혀나갈 예정인데, 스마트워치 외에 전문 혈압계나 혈당계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좋다: 제로페이와 건강 매니저
이는 확실히 ‘동기부여’에 큰 역할을 했다. 밴드 연동 등 기초적인 것만으로 3000포인트가 공짜로 생기며 포인트를 쌓는 것도 어렵지 않다. 1차 신청자들은 이미 1~2만 포인트를 누적한 이들도 있다. 밴드를 소지하고 있지 않은 이들도 온서울 앱에서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사업 참여자들은 8개월 뒤 기기를 반납해야 하는데, 나중에 포인트를 사용해 기기 사용을 연장하거나 기기 분실의 대가를 포인트로 대신 치를 수도 있다.
아직은 기기 사용법에 관한 문의가 대다수라고는 하지만, 이는 확실히 온서울의 차별화된 장점이다. 사업 참여자들을 ‘선심성 밴드 나눠주기’ 용으로 방치하지 않겠다는 오 시장의 의지가 담겼다.
의문: 밴드가 없는 게 문제인가
반박: 밴드보다 '빅데이터'가 핵심이다
이어 “온서울은 점점 막대해져가는 시민들의 의료 비용을 지자체가 행정적으로 관리해나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시민들의 반응도 아직까지 긍정적이다. “공짜로 스마트밴드 받는 건데 누가 싫어하냐”는 비아냥도 있긴 하지만, 스마트밴드 시범사업 수량 5만개가 순식간에 나갔다.
서울시의회가 서울시 의견을 받아들일지는 변수다. 시의회는 상임위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내년도 온서울 예산 60억원을 전액 삭감한 상태다. 내년까지 이어지는 시범 사업이 제대로 마무리될지 여부는 예산안 심사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