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이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세상을 뜨자 “내란 학살 주범”이라며 “흔쾌히 애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고 해 크게 비판을 받자 이 후보는 비슷한 시기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묘지 내 바닥에 박힌 ‘전두환 비석’을 밟았다. 그러면서 “저는 올 때마다 잊지 않고 밟고 지나간다”며 “윤석열 후보는 전두환씨를 존경하기 때문에 밟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도 이날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려다 국민의힘 후보가 되실 것 같다”며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는 윤석열, 전두환이 경제는 잘했다는 이재명. 이분들 얘기만 종합해 보면 전두환씨는 지금이라도 국립묘지로 자리를 옮겨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졌지만 이 후보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병폐가 흑백논리, 진영논리”라며 “있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 사회가 불합리함에 빠져들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그 사람(전두환)을 결코 용서하거나 용인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모든 게 100% 다 잘못됐다고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삼저호황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름 능력 있는 관료를 선별해 맡긴 덕분에 어쨌든 경제 성장을 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흘째 대구·경북(TK) 지역을 돌고 있는 이 후보는 12일 경북 예천 상설시장에서 “대구·경북에서 나고 자랐고 여전히 사랑하고, 제가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면 묻힐 곳”이라며 “예천이 디비지면(‘뒤집히면’의 영남 방언) 경북이 디비지고, 영남이 디비지고, 대한민국이 디비져서 국가가 오롯이 국민의 삶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경제를 성장시키고 공정한 세상을 만든다는 것을 (제가)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이날 경북 김천 추풍령휴게소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찾은 뒤엔 “(제가 추진하는) 에너지 고속도로는 박정희 시대의 산업화 고속도로, 김대중 시대의 정보화 고속도로에 버금가는 새로운 산업체제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