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가 높아진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로 등장한 디지털 세계, 예술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 그리고 투자 기회. 이 세 가지 요소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지점이 바로 NFT 아트이기 때문입니다.
NFT(Non 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는 올해 영국 사전 콜린스의 ‘올해의 단어’로도 선정됐습니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겠죠. 특히 NFT 아트는 다른 분야보다 대중이 쉽게 다가갈 수 있어 더 빠르게 시장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NFT 조사기관 논펀저블에 따르면 지난해 NFT 거래액은 약 2억5000만 달러(약 2950억원)였는데요, 올해는 1분기에만 2020년 한해 거래액의 10배인 20억 달러(약 2조3600억원)로 폭발했어요. 거래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수집품(48%)과 예술품(43%)라고 하니 앞으로 미술시장에서 NFT가 가지게 될 영향력이 얼마나 커질지 쉽게 전망할 수 있습니다.
미술시장에서 NFT는 큰 의미를 가집니다. 블록체인 기술 이용해 디지털 아트 작품에 자산 정보와 창작자 등을 기록해 디지털 예술작품의 고유성을 부여하기 때문인데요. 변호사이자 예술비평가인 이정인 아트토큰 이사는 “NFT는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작품에 오리지널리티를 부여해 하나의 유일무이한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한 것에 가장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합니다.
사실 디지털 아트 작품은 파일을 복제하기만 하면 누구든지 어디서든지 무한정 복제해서 사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창작자나 이를 소유한 사람에겐 매우 불합리하고 화 나는 일이죠. 그런데 이를 NFT화하면 토큰(가상화폐)을 통해 작품을 복제나 위조 변조가 불가해 고유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작품에 단 하나의 소유권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바로 여기에 NFT 아트에 대한 관심의 큰 이유가 있습니다. 예술이 예술로만 끝난다면, 아무리 이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하더라도 이렇게 폭발적이진 않았을 겁니다. NFT 작품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하나의 소유권을 부여해 피지컬 아트(오프라인 작품)과 같은 ‘투자’로서의 가치를 갖췄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사고 팔 수 있으니 기존 예술품보다 거래 자체가 쉽습니다. 또 보관이나 이동에 들어갈 노력도 들어가지 않죠. 여기에 ‘코인처럼 수백 배 오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더해집니다. 게다가 기존 예술품과 다르게 재판매될 때마다 소장자뿐 아니라 작가에게도 로열티가 지급돼, 창작자인 작가 또한 작품을 NFT화하는 것에 관심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전시엔 △구광모 △권오상 △김기라 △김지혜 △김관영 △모준석 △신제현 △성병희 △성태진 △이인 △이성근 △전예진 △조현서 △하태임 △한성진 △한호 △홍성용 △최승윤 등 18명의 국내 유명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전시 작품 수도 150여 점이나 됩니다.
이 NFT 작품을 사고 싶으면, 바로 옆에 새겨놓은 QR코드를 휴대폰으로 찍으면 됩니다. 그러면 아트토큰·오픈씨·파운데이션 같은 NFT 거래 플랫폼의 해당 작품 링크로 바로 들어가 구매 할 수 있어요. 여기서는 가상화폐로 거래가 이루어지는데 아트토큰에선 클레이, 오픈씨·파운데이션에선 이더리움을 사용합니다. 전시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작가의 작품, 이를 변환한 디지털 아트,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NFT로 거래되는지를 알 수 있는 거죠.
홍지숙 아트토큰 대표가 카르츠 전시를 기획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홍 대표는 “MZ 세대 콜렉터들과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들에게 실험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아트 생태계를 제시하고 싶었다”면서 “역량 있는 라이징 아티스트들에게는 작품을 발표하는 터전을, 미술 작품의 소비자와 작품 사이의 정서적 가교 역할과 소통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NFT 아트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전시는 가볼 만 합니다. 전시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NFT 아트가 어떤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참 여기서는 작품을 감상만 하지 말고 꼭 휴대폰으로 작품마다 붙어 있는 QR코드를 촬영해 보길 추천합니다. 그래야 NFT 아트가 어떻게 유통되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전시는 오는 19일까지 열립니다(관람권은 1만원).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