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 없다'며 3번이나 다시 풀었는데 착잡”
생명과학Ⅱ는 최상위권 이과 대학 진학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번 수능이 세 번째인 백모(21)씨는 문제의 20번 문항 때문에 한 등급이 내려간 점수를 받았다. 백씨는 “수험생들은 시험문제에 오류가 있을 거란 생각을 하지 않고 풀기 때문에 '이럴 리 없다'며 그 문제만 3번 정도 다시 풀어봤다”며 “한 문제당 4분 이내로 풀어야 했던 익숙한 유형의 그 문제에 11분을 쓰면서 ‘내가 무슨 실수를 했을까’하는 고민에 빠져있었는데 후에 오류라는 사실을 알고 착잡했다”고 말했다. 백씨는 20번 문항을 포함해 3개를 틀려 42점을 받았다. 백씨는 이어 “만점을 목표로 하고 있던 과목이었고, 문제를 꼼꼼하게 풀려고 한 학생일수록 이 문제로 압박감을 받았을 것”이라며 “항상 풀리던 문제가 안 풀리니 거기서부터 당황하며 페이스를 잃어버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평가원의 해명도 기가 차” 수험생 부글부글
이에 수험생 김모(19)씨는 “평가원에서 내놓은 입장문에서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더라도’라는 조건을 붙여 해명했다는 게 기가 찼다”며 “몇 달을 걸쳐 만든 문제를 이런 식으로 해명하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이 모여있는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답이 음수가 나올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평가원 측이 논란을 억지로 잠재 우려해 더 괘씸하다. 학생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법원, 내주 1심 선고…대학들은 대책회의 나서
서울대학교는 10일 대책회의를 연다. 서울대 입학처 관계자는 “뉴스로 처음 접하고 굉장히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일단 대책 회의를 열어 논의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시모집 최저학력 기준 등에 대한 등급 컷을 포함해 전형 날짜까지 전반적으로 다시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연세대의 경우, 수시발표일은 16일이고 30일부터 정시모집이 예정돼 있다. 연세대학교 입학처 관계자는 “본안 소송 판결이 이른 시간 내로 이뤄진다면 수시일정에 맞출 수 있겠지만, 그보다 더 늦어지거나 최소한의 시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수시와 정시 일정 등을 모두 미뤄야 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으로선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