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GO] 고구려 벽화에 금강산 유람…디지털 박물관 생생한 나들이

중앙일보

입력 2021.1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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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를 해야 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 주말엔 디지털을 곁들인 박물관 나들이를 준비했습니다.
 

첨단 기술로 만나는 디지털 문화유산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선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실감 영상관을 통해 고구려 벽화 무덤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직접 들어가본 것처럼 고분 벽화를 살펴보고, 옛 그림 속 금강산을 돌아보는 역사 체험도 가능하다. 방역패스만 있다면(18세 이하는 예외, 22년 2월 1일부터 적용 예정)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으니, 색다른 박물관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번 디지털 박물관 체험을 눈여겨보자.

국립중앙박물관 디지털 실감 영상관3에서는 고구려 벽화무덤을 프로젝션 맵핑 기술로 재현했다.

1층 고구려실에 있는 디지털 실감 영상관3. 북한에 있어 가볼 수 없는 안악3호·강서대묘·덕흥리 무덤 등 고구려 벽화무덤 3곳을 돌아볼 수 있다. 이곳에 쓰인 기술은 프로젝션 맵핑. 빛으로 이뤄진 영상을 투영해 대상을 다른 성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게 한다. 돌로 만든 고구려 무덤(안악3호분)의 내부로 들어가면 4세기 중엽 고구려 귀족의 저택이 나타난다. 덕흥리 벽화무덤에서 가져온 5세기 평양 생활상을 살펴본 뒤엔 고구려 사람들이 바라본 별자리도 관찰할 수 있다. 북두칠성을 비롯해 64개 별자리, 삼족오와 두꺼비가 노니는 해와 달을 비롯해 고구려 무덤벽화 하면 떠오르는 강서대묘의 청룡·백호·주작·현무의 사신도 사방에서 그 자태를 뽐낸다.

영상관1에서는 반응형 영상 ‘꿈을 담은 서재, 책가도’를 통해 조선의 선비처럼 책장을 꾸밀 수 있다.

중근세관의 영상관1에선 반응형 영상 ‘꿈을 담은 서재, 책가도’를 통해 조선의 선비처럼 나만의 책장을 꾸밀 수 있다. 태블릿PC로 완성한 책가도는 벽면의 대형 영상으로 옮겨져 또 하나의 작품으로 거듭난다. 장성욱 디지털박물관과 학예연구사는 “계절별로 바뀌는 아이템 등 50여 가지 기물을 선택 가능하다”며 “조선시대 양반이 향유했던 문화에 21세기 현대인의 취향을 반영해 관람객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디지털 책가도로 그림 감상에 경험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갈 수 없는 금강산의 아름다운 사계를 폭 60m 높이 5m의 3면 파노라마 스크린을 통해 감상했다.

책가도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유리 너머로만 봐야 했던 옛 그림이 폭 60m, 높이 5m의 파노라마 스크린으로 3면에 걸쳐 펼쳐진다. 특히 매일 상영되는 ‘금강산에 오르다’는 정선의 ‘신묘년풍악도첩’, 김하종의 ‘해산도첩’, 김홍도의 ‘해동명산도첩’을 바탕으로 명승지 금강산의 사계절을 보여준다. 영상이 흐르는 12분 동안 자리에 앉아 편안하게 금강산을 여행할 수 있다. 또 저승을 다스리는 10명의 왕을 그린 시왕도를 통한 영혼의 여정, 정조의 화성 행차, 신선들의 잔치 등을 다룬 3가지 프로그램(홈페이지 참조)이 요일별로 상영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야간개장하는 수·토요일 오후 7시(3~9월에는 오후 8시)에는 경천사탑의 층마다 담긴 이야기를 미디어 파사드로 감상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경천사 십층석탑의 경우 AR기술을 활용, 연계된 국립박물관 전시안내 앱을 이용해 샅샅이 뜯어볼 수 있다. 탑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인식한 뒤, 원하는 부분을 선택하면 그동안 멀찍이 떨어져서 보느라 잘 몰랐던 정교한 조각들을 고화질 사진으로 감상할 수 있다. 
 
수·토요일 오후 7시(3~9월에는 오후 8시)에는 손오공과 삼장법사 일행의 모험 이야기 ‘서유기’부터 석가모니 이야기가 석탑 위로 펼쳐진다. 탑을 받친 기단부에서 한 층씩 올라가며 각 면에 새겨진 조각을 미디어 아트 기법으로 투사(미디어 파사드)해 자세히 볼 수 있다. 장 학예연구사는 “양방언 선생님의 음악과 어우러진 영상이 12분간 펼쳐진다”며 “박물관 야간개장하는 이틀, 단 1회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라고 관람을 추천했다.
 
2층 기증관 휴게실에 있는 영상관2에서는 VR기술로 박물관 수장고와 보존과학실에서 소장품을 조사·연구하는 체험이 가능하다. 또 감은사 석탑의 사리장엄구를 통해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 문무왕의 이야기를 듣고, 다양한 청자 문양 속으로 모험을 떠날 수도 있다. 

태평성시도 위로 뜨는 손 모양 아이콘을 눌러 16가지 이벤트를 통해 왁자지껄한 성시의 하루를 게임하듯 즐길 수 있다.

VR실 앞에선 고해상도 미디어로 다시 태어난 8폭의 ‘태평성시도’ 속 삶의 현장을 살필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2100명이 넘는 등장인물과 함께 건물을 올리고, 공연에 참여하고, 장원급제자가 되어 조선시대 사람들이 꿈꿨던 이상적인 도시(태평성시)를 거닐 수 있는 게임이 곳곳에 숨어있다. 어린이 관람객을 위해 게임 포인트를 어른 눈높이보다 살짝 낮은 위치에 배치했다.  


VR처럼 체험이 동반되는 디지털 콘텐트는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수월하게 감상할 수 있다. VR체험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회차별로 장비를 소독하고 1일 2회 점검한다.
 
장 학예연구사는 디지털 실감 콘텐트에 관해 “단순히 문화유산의 디지털 변화에 그치지 않고 잘 보지 못했던 부분까지 보여주고 몰입 가능하게 해 감상의 깊이를 더하고 이해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콘텐트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이랑GO를 배달합니다
이번 주말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아이와 가볼 만한 곳, 집에서 해볼 만한 것, 마음밭을 키워주는 읽어볼 만한 좋은 책까지 ‘소년중앙’이 전해드립니다. 아이랑GO를 구독하시면 더 많은 아이를 위한 즐길 거리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부모를 위한 뉴스, 중앙일보 페어런팅 헬로!페어런츠(Hello!Parents)에서도 아이랑GO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